브라질 사상 첫 여성대통령 호세프 '이젠 기억 속으로'
2016/10/13
탄핵 확정 41일 만에 '대통령 갤러리'에 취임 당시 사진 걸려
탄핵으로 쫓겨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기억 속의 인물로 남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당국은 호세프 전 대통령의 2011년 취임 당시 사진을 전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 있는 '대통령 갤러리'에 걸었다.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된 지 41일 만으로, 호세프가 공식으로 전직 대통령이 됐다는 의미다.
갤러리에는 1889년 연방공화국 선언 이래 127년간의 역대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포르투갈 식민시대와 왕정 시대를 끝내고 전개된 브라질의 공화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 8월 31일 호세프 탄핵안을 가결했고, 부통령이었던 미셰우 테메르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테메르는 호세프의 잔여 임기(2018년 12월 31일까지)를 채우게 된다.
호세프는 탄핵안 가결 하루 만에 대법원에 탄핵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통령직 복귀를 추진했으나 판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호세프 탄핵을 쿠데타에 비유하고 새로운 대선을 요구하며 벌어지던 '반 테메르' 시위도 시간이 흐르면서 잠잠해졌다.
호세프는 탄핵 엿새만인 지난달 6일 대통령궁을 떠나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로 거처를 옮겼다. 포르투 알레그리에는 전남편과 외동딸, 두 외손자가 살고 있다.
한편, 테메르는 이달 안에 대통령 휘장을 두른 공식 인물 사진을 촬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메르는 그동안 공식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지난달 브라질의 한 일간지와 회견에서는 "공공기관에 걸린 사진은 개인숭배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테메르는 측근들의 설득으로 어쩔 수 없이 공식 사진을 촬영하기는 하지만, 모든 공공기관에 사진을 거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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