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방경찰, 룰라 전 대통령 뇌물수수 정황 포착
관리자 | 2016-10-26 | 조회수 : 1025
브라질 연방경찰, 룰라 전 대통령 뇌물수수 정황 포착
2016/10/26
대형 건설사로부터 29억원 받은 의혹
브라질 연방경찰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 흘러들어 간 정황을 포착하고 부패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800만 헤알(약 29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방경찰은 부패 혐의로 지난달 말 체포된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안토니우 팔로시 전 재무장관이 중간에서 뇌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팔로시는 룰라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03∼2006년 재무장관을 지냈다. 2010년 대선 때는 당시 노동자당 대선 후보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2011년에는 수석장관을 역임했다.
연방경찰은 팔로시가 장관 재임 시절 오데브레시에 특혜를 주고 대가성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방경찰의 발표에 대해 룰라의 변호인은 "룰라를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해 관련법과 사법 절차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로시 전 장관도 자신이 뇌물을 전달했다는 연방경찰의 수사 내용을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는 자신을 둘러싸고 부패 의혹이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
오데브레시의 이사회 의장을 지낸 에밀리우 오데브레시는 사법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 경기장인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경기장이 룰라를 위해 건설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룰라는 상파울루 시를 근거지로 하는 프로축구클럽 코린치안스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에밀리우는 룰라가 재임 기간(2003∼2010년) 오데브레시에 각종 특혜를 준 데 대한 감사 표시로 코린치안스 경기장이 건설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린치안스 경기장은 오데브레시가 브라질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의 금융지원을 받아 건설됐으며, 총 공사비는 12억 헤알(약 4천300억 원)이었다.
노동자당이 집권한 2003∼2015년에 오데브레시의 연간 매출은 173억 헤알에서 1천320억 헤알로 늘었다.
한편, 룰라는 지난 7월 이후 부패 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룰라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잇따르자 "보수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노동자당 대표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동자당은 룰라에 대한 기소가 2018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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