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호세프 탄핵 후 첫 행보…"룰라 기소는 정치적 탄압"
2016/10/26
테메르 정부 고강도 긴축 강력 비판 "사회정책 성과 와해"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 이후 처음으로 외부 정치행사에 참석,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린 '민주적 법질서 와해에 반대하는 전 국민 행동' 행사에 참석해 테메르 대통령이 추진하는 고강도 긴축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긴축조치는 보건과 교육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그동안 이룬 사회정책의 성과들을 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정부는 개헌을 통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고강도 긴축을 추진하고 있다. 개헌안은 앞으로 20년간 예산지출을 실질적으로 동결하는 것이 핵심으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경제 회생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브라질 하원은 지난 10일 정부가 제출한 긴축 개헌안을 1차로 표결에 부쳐 찬성 366표, 반대 111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개헌안은 하원의 2차 표결을 거쳐야 하며, 여기서 통과되면 상원으로 넘겨진다. 상원에서도 2차례 표결이 이뤄진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사법 당국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잇달아 기소한 데 대해서도 '정치적 탄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브라질에서는 아직도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룰라를 기소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했다.
룰라는 지난 7월 이후 부패 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또 브라질 연방경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800만 헤알(약 29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편,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 20일 호세프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마지막 탄핵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호세프가 법적 절차를 통해 대통령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졌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 8월 31일 호세프 탄핵안을 가결했고, 부통령이었던 미셰우 테메르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테메르는 호세프의 잔여 임기(2018년 12월 31일까지)를 채우게 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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