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대선 개시…세계 첫 부부 정ㆍ부통령 탄생 임박
2016/11/07
부통령 후보 무리요 여사 차기 대선 출마 관측…'독재 가족왕조' 비판도
중미 니카라과에서 6일(현지시간) 대선과 총선이 개시됐다.
이번 대선에서 세계 최초로 남편 대통령, 부인 부통령이라는 '퍼스트 커플이 탄생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대선에는 통산 4선의 3선 연임에 도전하는 다니엘 오르테가(70) 대통령과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65) 부통령 후보가 출마했다.
좌파성향의 오르테카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한 6명의 후보 가운데 국민에게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어 손쉽게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 조사기관인 CID 갤럽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무리요 여사가 75%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64%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야당인 헌법자유당(PLC)의 막시미노 로드리게스 후보가 18%의 지지율로 야권에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기타 야당 후보들은 10% 미만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오르테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응답자의 51%는 '국가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변했다. '악화했다'고 답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지난 1일 발표된 M&R의 여론조사에서도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현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69.8%에 달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당선되면 2020년까지 집권한다.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게릴라 출신인 오르테가는 FSLN을 이끌던 1979년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올랐다.
이어 두 차례 도전에서 낙마했다가 2006년 대선에서 권좌에 복귀한 뒤 2009년 재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고 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해석을 끌어내고 3선에 성공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임기 중 각종 사회보장 정책을 실시하고 안정적 경제 성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치안도 개선해 빈곤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5%에 달하고 세계은행 집계결과 2005년 48.3%에 달하던 빈곤율이 2014년 29.6%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남미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겪겠지만, 니카라과의 경제성장률이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니카라과는 중남미 국가 중 아이티에 이어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다.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 무리요 여사의 향후 대선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시인이자 작가로 정부 대변인 등을 지낸 그녀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동료로서 대중적 인기가 높아 이번 부통령 당선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를 확대해 오는 2021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오르테가 대통령이 자신이 무너트린 소모사 독재정권의 행태를 답습하며 '가족 독재 왕조'를 세우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소모사 정권은 아버지와 두 아들이 42년간 장기집권하며 독재를 일삼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의 친족과 자녀들이 정계와 재계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에서 2명의 야권 후보들이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에 의해 출마가 좌절되는 등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유권자가 434만 명에 달하는 이번 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이날 밤중에 당선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대통령ㆍ부통령과 함께 90명의 국회의원과 20명의 중미의회(PARLACEN) 의원이 선출된다.
정부는 선거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1만3천 명의 경찰과 1만 명의 군인을 투입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penpia21@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