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와해 위기…하원의원 집단 탈당 소문
2016/11/09
룰라, 정치세력 화합 촉구…중도좌파연합체 구성 주장도 나와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위기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로 당세가 급격하게 위축된 상태에서 상당수 의원이 탈당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와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전날 노동자당 소속 하원의원 54명 가운데 48명이 모인 회의에 참석, 당내 모든 정치세력의 화합을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당 쇄신과 함께 재창당 수준으로 새롭게 방향설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하원의원 가운데 30명 정도가 탈당을 고려한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노동자당이 분열을 넘어 와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지방선거 이후 노동자당 내에서는 '변화 노동자당' '새로운 브라질 건설' 등 주요 정치세력들이 노선 갈등을 빚으면서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노동자당뿐 아니라 좌파 성향의 정당과 사회단체를 합쳐 중도좌파연합체를 구성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를 계기로 좌파 또는 중도좌파 정당들이 헤쳐 모이고 여기에 사회단체를 흡수해 거대 연합체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이는 칠레의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이나 우루과이 중도좌파 정당연합체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콘세르타시온과 프렌테 암플리오는 두 나라에서 좌파 진영의 견고한 집권기반으로 평가받는다.
노동자당은 지난달 지방선거 참패에 이어 2018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서도 고전하면 소수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노동자당은 1980년 창당 이래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지방선거가 시행되지 않은 행정수도 브라질리아를 제외한 전국 26개 주의 주도(州都) 가운데 노동자당 소속 시장 당선자는 단 1명이다. 전국의 시장 당선자는 254명으로 2012년 지방선거 때의 644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총선에서는 513명의 하원의원 전원과 81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선출한다. 총선 역시 '우파 강세' 분위기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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