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브라질 재무 "트럼프 변수 대처할 준비 돼있어"
2016/11/10
금융시장 동요 후 진정세…사상 최대 무역흑자 기조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
미국 월가 출신인 엔히키 메이렐리스 브라질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에도 브라질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라질 경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미칠 영향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경제의 침체 국면이 올해로 끝나고 내년부터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일란 고우지파인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통화 당국이 트럼프 당선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2% 넘게 올랐다가 1.33% 상승한 달러당 3.21헤알에 마감되며 거래를 마쳤다.
반대로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오전장에서 2.5% 넘게 떨어졌다가 오후장에서 다소 진정세를 보이며 1%가량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양국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미국 정보 당국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전화를 도·감청했다는 2013년 위키리크스 폭로 이후 불편해진 양국관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브라질 정부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0월 브라질의 무역수지는 385억2천7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989년부터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종전 최대치는 2006년 1∼10월의 381억6천600만 달러였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450억∼5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무역흑자 전망치를 500억 달러로 잡았다. 이 전망이 맞으면 종전 사상 최대치인 2006년의 465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공약대로 차기 미국 행정부가 보호주의를 강화하게 되면 사상 최악의 경제 침체 국면을 벗어나려는 브라질 정부의 노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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