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서 '수달과의 전쟁'…숲 파괴 주범 10만마리 도태
2016/11/15
아르헨티나 정부가 숲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수달 10만 마리를 도태시킬 계획이라고 라 나시온 등 현지언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달들은 이른바 '세상의 끝'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 최남단 티에라 델 푸에고 제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수령이 100∼150년 된 나무들을 닥치는 대로 갉아 쓰러뜨리는 바람에 숲이 황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환경 당국은 수달이 황폐화한 산림 면적이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자 유엔과 환경단체들조차도 도태를 지지하고 있다.
티에라 델 푸에고 지역의 자연보존 담당자인 에리오 쿠르토는 "수달들은 작은 나무의 경우 몇 시간 만에, 큰 나무는 하루만 베어낼 수 있다"면서 "한번 베어진 나무들은 다시 자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달들이 강둑으로 나무를 쓰러뜨려 강물의 흐름을 막는 바람에 물이 범람하고 홍수가 난다"며 "이웃 나라인 칠레와도 수달 도태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정부는 모든 수달을 도태시키는 데 10∼15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달은 1946년 모피 생산 목적으로 캐나다에서 아르헨티나로 수십 마리가 도입됐지만 번식 능력이 탁월한 데다가 상위 포식자가 없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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