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 해제…브라질 "비상사태 유지"
2016/11/19
"여전히 중요하고 오래갈 질병, 계절병 취급해야"…장기전 돌입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고 AP·AFP통신 등이 전했다.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는 지난 2월 1일 선포된 이후 9개월 만에 해제됐다.
데이비드 헤이만 WHO 지카 비상위원회 위원장은 지카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는 국제사회의 공중 보건 비상사태가 아니지만, 여전히 중요하면서 오래 지속할 질병"이라며 바이러스와의 장기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카 바이러스의 위협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이제 지카 바이러스를 우기에 열대 지방에서 모기로 전파되는 뎅기열, 치쿤구니야열 같은 계절병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WHO는 설명했다.
각국도 WHO 비상사태는 해제됐지만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 진원지였던 브라질은 WHO 조치와 관계없이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비상사태로 취급한다는 방침이다. 히카르두 바후스 브라질 보건장관은 "상황이 완전하게 진정될 때까지 브라질에서는 비상사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WHO 발표 후 "임산부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한 지역으로의 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남미와 카리브해 일대를 중심으로 세계 73개국에서 탐지됐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150만명을 넘는다.
대부분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벼운 증상을 앓지만, 임산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따른 출생 결함 사례가 나왔으며, 특히 브라질에서만 2천100건 이상의 신경계 장애 사례가 보고됐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가 주요 매개체이며, 뎅기열 등 전염병을 옮기는 아시아산 흰줄숲모기도(Aides albopictus)도 전파가 가능하다.
수혈로 감염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가능성이 크며, 성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에서 바이러스가 최초로 확인됐다. 인체감염 사례는 1952년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처음 보고됐다.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김아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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