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의 반격?…부패수사 지휘 판사 권한남용 체포 촉구
2016/11/20
"수사 협조하는 상황에서 강제구인"…전화통화 감청 내용 공개도 비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부패수사를 지휘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를 권한남용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변호인들은 모루 판사가 부패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강제로 구인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변호인단은 룰라가 부패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월 모루 판사가 연방경찰에 그를 강제구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은 또 모루 판사가 룰라의 전화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공개한 점도 권리 침해 사례로 들었다.
이후 룰라 전 대통령 측은 지난 7월 말 유엔 인권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인권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인 관심사가 됐다.
룰라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혐의로 7월 이후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사법 당국이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룰라를 실제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두 차례나 대통령직을 역임한 룰라에게 실형을 선고하거나 교도소에 수감하면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테메르 대통령은 룰라를 처벌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현 정부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룰라에 대한 재판이 열리면 정국 혼란이 가중할 수 있으며, 2018년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룰라는 잇단 부패 의혹에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인기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후계자로 점찍은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fidelis21c@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