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개최한 페루는 어떤 나라…한국과 방산·치안·의료 협력
2016/11/20
중남미 평균 경제성장률 상회…황 총리, 군용기·순찰차·의약품 등 수출 확대 모색
제24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페루는 한국과 방산, 치안, 의료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는 나라다.
한국은 이전 오얀타 우말라 정부 때부터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으며, 지난 7월 들어선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정부와도 각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황교안 국무총리는 1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쿠친스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현 페루 정부가 추진하는 페루 발전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쿠친스키 대통령 역시 양국 간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지한파인 우말라 전 대통령 시기부터 페루와 협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해왔다. 특히 주한 페루대사관에서 무관을 지낸 우말라 전 대통령 시기에 한국은 페루의 방산·치안 분야에 대거 진출했다.
한국은 2012년 11월부터 KT-1P 사업으로 공군 기본 훈련기 20기를 수출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19기를 페루에 보냈다. KT-1P 사업이 거의 마무리된 지금은 경공격기 FA-50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쿠친스키 대통령은 황 총리에게 "KT-1P 사업이 잘됐다"고 언급하면서 "또 다른 사업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후속 FA-50 사업에서도 한국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치안 분야에서 한국은 스마트순찰차 2천958대를 페루에 수출했다.
스마트순찰차는 컴퓨터와 카메라 등을 장착해 현장의 업무 활용도를 대폭 향상시킨 차량으로, 총 1억1천만 달러(약 1천294억 원) 규모다. 지난 3일 열린 차량 전달식에 쿠친스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런 방산·치안 분야의 협력을 바탕으로 현재 인프라와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체 56억 달러(약 6조5천912억 원) 규모에 달하는 리마 지하철 3, 4호선 사업이 인프라 사업의 핵심으로, 이번 황 총리 페루 방문을 계기로 그간 한국 기업의 진출을 가로막았던 입찰 요건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리마 지하철 사업은 '과거 단일 국간 15㎞ 이상 시공 실적'을 요구하는데 한국에는 이를 충족하는 기업이 없다고 한다"며 "그런 문제에 대해 우리의 기술력이나 사업비 절감 효과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해 줄 것을 황 총리가 마르틴 알베르토 비스카라 페루 제1 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비스카라 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이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약품과 원격진료 시장도 한국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의약품의 경우 한국이 페루에 지난해 2천500만 달러(약 294억 원)를 수출한 데 이어 올해도 10월까지 약 2천만 달러(약 235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의약품 수출 시 약품의 품질 관련 자료 제출을 면제받는 자격을 올해 말까지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의 대(對)페루 의약품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지난 16일 가천대 길병원이 파일럿 프로젝트로 현지에 개소한 원격진료센터에 대해서도 페루 측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페루는 좌파 반군의 테러 등으로 경제 발전이 지체되다가 반군 문제가 해소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 1990년대 중반부터 경제 발전을 위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세계 경기 침체가 이어진 최근 지표를 봐도 페루와 중남미 전체의 경제성장률은 ▲2013년 2.9%, 5.8% ▲2014년 1%, 2.4% ▲2015년 0%, 3.3% 등으로 항상 페루가 높았다.
(리마=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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