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남미 순방 마무리…'자유무역' 우군 확보 성공
2016/11/24
시진핑 미국 뒷마당 공략 성과…'보호무역' 트럼프 대항마 도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4일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중남미 순방을 마무리했다.
시 주석은 이번 중남미 순방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참석하면서 '자유무역'을 천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 세계에 보호무역 공포가 떠도는 가운데 시진핑은 이번 순방을 통해 트럼프를 대적할 대항마로 떠올랐다.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24일 칠레 산티아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유무역 전도사로 나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2005년 체결한 중국·칠레 FTA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의 칠레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국은 이날 천문, 금융, 교육, 농업, 무역 등 12개 협정을 맺었다. 여기에는 중국이 칠레에 천문대를 설치하는 것과 산티아고에 중국 문화원 설립도 포함돼있다.
양국 정상은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남미의 위안화 청산은행을 칠레에 둘 정도로 남미 공략의 거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시 주석은 "양국간 FTA 강화는 경제 및 무역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의 영문 이름도 칠레는 중국 바로 다음일 정도로 우리는 진정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칠레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중국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곧 가입하기로 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정들이 양국 간에 보다 실질적인 협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처럼 시 주석은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중남미 순방에서 에콰도르, 페루, 칠레 정상을 만나면서 총 100여억 달러의 선물 꾸러미를 풀며 자유무역의 우군 확보에 열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호무역을 천명하며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의향을 내비침에 따라 시진핑은 중국 주도의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들 중남미 국가를 끌어들이는 데 심혈을 기울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사실상 시진핑 주석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보호무역에 대해 두려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APEC에서 주도적으로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에서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을 배격하고 자유무역주의를 지키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끌어냈다.
공동 선언문은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국가가 뭉쳐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기조에 맞서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FTAAP와 RCEP 구축 가속화를 위해 나머지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가속화해 내년에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트럼프 새 행정부와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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