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원, 임신 3개월까지 낙태 허용에 우호적 분위기
관리자 | 2016-12-01 | 조회수 : 1119
브라질 대법원, 임신 3개월까지 낙태 허용에 우호적 분위기
2016/12/01
지카 감염 임신부 낙태 문제에 영향…의료계·시민단체 환영, 가톨릭은 반대
브라질 대법원에서 임신 3개월을 넘지 않은 태아의 낙태를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임신 3개월 이전 태아에 대한 낙태 허용 문제에 관한 1차 심리에서 대법관 5명 가운데 3명의 찬성으로 허용 판결을 내렸다.
3명의 대법관은 "임신 3개월이 되지 않은 태아를 낙태하는 것을 범죄시할 수 없다"면서 "형법이 여성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계와 시민단체는 여성의 보건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가톨릭계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는 범죄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판결이 리우데자네이루 주에 있는 한 의료시설에서 일어난 낙태 수술에 관한 것으로, 임신 3개월 이하 태아의 낙태를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지카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에 대한 낙태 허용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는 성폭행에 의한 원치 않는 임신이나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 무뇌아(신경관 결손 태아)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불법 낙태는 원칙적으로 형법에 따라 처벌된다.
무뇌아 낙태는 지난 2012년 4월 대법원 판결로 허용됐다. 당시 대법원은 대법관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8표, 반대 2표로 무뇌아 낙태는 범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브라질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소두증 신생아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카에 감염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호드리구 자노 검찰총장은 임신·출산과 관련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것은 여성의 권리라는 점을 들어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상원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이유로 낙태를 허용하면 우생학적 주장에 길을 터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여론은 낙태 반대가 우세하다. 여론조사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반대 58%, 찬성 32%, 모르겠다 10%로 각각 나왔다. 태아가 소두증으로 확인됐을 때 낙태 허용 여부를 묻는 말에는 반대 51%, 찬성 39%, 모르겠다 10%였다. 대법원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하는 문제에 관해 올해 안에 판결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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