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노동자당 대표 복귀설…"좌파진영 분열 막을 것"
2016/12/01
당 대표 맡으면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커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좌파 노동자당(PT) 대표로 복귀할 가능성을 흘렸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남동부 벨루오리존치 시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좌파진영의 분열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는 이 자리에서 대안이 없을 경우를 전제로 자신이 노동자당 대표를 다시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당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사법당국의 부패수사, 지난 10월 지방선거 참패 등으로 1980년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8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총선에서도 고전하면 소수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하원의원들의 집단 탈당설까지 번지면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룰라는 그동안 "보수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당 대표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그러나 좌파진영 전체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자신이 계속 2선으로 물러나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이달 초 상파울루 시내 한 대학 강연을 통해 "정치에 무관심하면 엘리트의 지배를 받게 된다"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했다.
노동자당을 비롯한 좌파진영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좌파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룰라가 노동자당 대표를 맡으면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다시 커진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룰라가 내년 초 카니발 축제가 끝나고 나서 정계 복귀와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룰라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혐의로 세 차례 기소됐으며, 법원이 기소를 확정하면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사법당국이 룰라를 실제로 처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룰라는 잇단 부패 의혹에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로 꼽힌다. 인기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2018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후계자로 점찍은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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