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브라질 축구팀 "죽은 동료들 위해 팀 일으켜세울 것"
2016/12/01
선수들, 은퇴·이적계획 미루고 잔류…브라질 1부리그 계속 출전키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비행기 추락사고로 선수 대부분을 잃은 브라질의 프로축구팀 샤페코엔시가 슬픔 속에서도 경기 출전을 이어가는 등 팀 재건에 나서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인 세실리우 앙스는 "참사를 당한 동료 선수들을 기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 우리는 더욱 강한 모습으로 팀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페코엔시 선수들은 중남미 축구대회인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전에 출전하려고 콜롬비아 메데인으로 가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기자 등 77명을 태운 항공기의 추락사고로 선수 3명 등 6명만이 살아남았다. 생존한 골키퍼 작송 포우망은 최근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샤페코엔시가 출전하려던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전은 이 팀의 40여 년 역사상 가장 큰 경기였다. 브라질의 소도시 샤페쿠를 연고지로 한 샤페코엔시는 1973년 창단 이후 이렇다 할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2014년에 브라질 1부리그에 진출하는 등 이변을 연출해왔다.
샤페코엔시의 골키퍼 마르셀루 보에크는 자신과 몇몇 동료들이 내년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위해 진행하던 계약 건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42세의 베테랑 골키퍼 니바우두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지만, 목숨을 잃은 동료 선수들을 위해 필드에 남기로 했다.
그는 "동료들이 내가 경기에 나가기를 원한다"며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호명하는 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모르겠다. 노력하겠지만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페코엔시의 데이터분석가 빅토르 우구는 "(지원팀 중에) 팀닥터 몇 명과 물리치료사, 라커룸 직원, 간호사, 마사지사, 골키퍼 코치, 그리고 나 한 명 이렇게 남았다"고 망연자실해하면서도 비극에 의연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샤페코엔시의 참사 직후 모든 경기 일정을 연기하고 7일간을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 브라질축구 1부리그는 오는 11일 재개된다.
남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팀 재건의 의지를 다지는 가운데 브라질 프로축구를 이끄는 주요 클럽들도 샤페코엔시의 팀 재건을 위해 선수를 임대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이미 8개 클럽이 샤페코엔시에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며 협회에 연락해왔다"면서 "최선의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프로축구의 강호인 플라멩구, 팔메이라스, 상파울루 클럽은 선수 임대뿐만 아니라 앞을 세 시즌 동안 샤페코엔시가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도록 브라질축구협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샤페쿠<브라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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