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팀 비행기, 연료 없어 추락"…공식확인에 분노 폭발
관리자 | 2016-12-02 | 조회수 : 1091
"브라질 축구팀 비행기, 연료 없어 추락"…공식확인에 분노 폭발
2016/12/01
회수 블랙박스 음성녹음 공개돼…당국, 신원확인 작업 박차
브라질 프로축구리그 소속팀 선수 등 71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행기 추락 사고 당시 기체에 연료가 없었다고 콜롬비아 항공당국이 밝혔다. 이번 참사가 터무니없는 원인에서 비롯된 인재(人災)였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축구팬을 비롯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민간항공청의 항공안전부장 프레디 보닐라는 "사고 당시 기체에 연료가 없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힌다"면서 "이에 대한 원인 규명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황은 사고 비행기에서 회수한 블랙박스에 담긴 음성녹음에서 잘 드러난다.
브라질 일간 오 글로보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추락 직전 현지 관제탑과 교신을 하면서 연료 문제를 이유로 거듭 착륙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메데인 외곽 마리아 코르도바 공항 관제탑은 기관고장으로 선회한 다른 비행기에 우선 착륙권이 있으므로 7분간 더 기다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기 조종사는 대기하는 동안 절망적인 표현을 통해 전기결함과 연료 고갈을 호소했으며 이어 4분간 죽음의 나선형 비행 끝에 산악지대로 추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FE통신은 사고 비행기가 공항 활주로 윗부분에서 불과 17㎞ 떨어진 지점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당국은 사고기가 공항 착륙 수 분 전에 추락한 데다 추락 당시 연료가 모두 떨어진 상태였다는 생존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연료 부족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보닐라는 국제 규정에 따라 비행기가 경로 이동에 필요한 충분한 연료와 30분간 추가 비행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비축분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착륙 가능한 인근 공항까지도 파악해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기체의 전기결함 가능성과 악천후 등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보닐라는 당시 메데인의 날씨는 비행하기에 최적의 상태였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한 군 소식통은 AFP에 "추락 충격에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은 점은 연료 부족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현재 수습한 사체를 브라질로 송환하기 전에 사망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사고 비행기가 추락했을 당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신원확인 작업이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당국의 발표에 분노 여론이 들끓고있다. 사고를 당한 브라질 샤페코엔시 축구팀의 여성 유소팀의 나탈리 페란티(16)는 "생명을 빼앗아가고, 샤페코엔시를 빼앗아 간 것이 실수였다니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고기의 연료가 떨어졌었다는 것이 확인되자 팬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브라질 프로축구팀 선수와 언론인 등을 태우고 브라질에서 출발해 볼리비아의 산타크루스를 경유한 전세 비행기가 콜롬비아 북서부 메데인으로 향하던 중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공한 인근 3천300m 높이의 산 중턱에 추락했다.
사고 비행기에는 브라질리그 축구팀 샤페코엔시 소속 선수와 언론인 등 승객과 승무원 77명이 타고 있었으며, 6명만이 생존했다.
샤페코엔시 선수들은 30일 열리는 중남미 축구대회인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전에 출전하려고 메데인으로 가던 중에 변을 당했다.
사고 비행기는 단거리용 여객기인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 146으로 지난 2013년부터 볼리비아 라미아 항공이 운영해왔다.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김수진 기자 =
penpia21@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