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국 또다시 안갯속으로…상원의장 낙마 위기
2016/12/03
연방검찰, 공금유용 혐의로 기소…대법원 기소 인정으로 피의자 신분
브라질 상원의장이 공금유용 혐의로 기소돼 피의자 신분이 되면서 또다시 안개 정국이 조성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대법관 전체회의를 열어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에 대한 연방검찰의 기소를 찬성 8표, 반대 3표로 인정했다.
현직 상원의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은 브라질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앞서 연방검찰은 칼례이루스 의장이 지난 2004∼2006년 공금을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있다며 기소했다.
칼례이루스는 당시 하원의장이었으며, 사법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2007년 하원의장직을 사임했다.
칼례이루스 의장은 대법원의 결정이 나오고 나서 성명을 발표해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라며 공금유용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브라질변호사협회(OAB)의 클라우지우 라마시아 회장이 칼례이루스 의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칼례이루스 의장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면 테메르 대통령과 브라질민주운동당에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칼례이루스 의장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탄핵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조아킹 바르보자 전 대법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일종의 '쇼'로 표현하면서, 탄핵이 브라질을 (정권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바나나 공화국'으로 되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테메르 정부가 최근 들어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를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테메르 대통령이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좌파진영은 테메르 정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을 비난하고 부패 스캔들과 직권남용 의혹 등으로 각료들이 잇달아 사퇴한 사실을 들어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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