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길 떠나는 카스트로…수십만명 운집해 영면 기원
2016/12/04
'혁명도시' 유해 도착·안장…라울 "카스트로 이름 딴 기념비 없을것"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한 줌 재가 돼 마지막 영면의 길을 떠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카스트로 전 의장의 화장된 유해가 4일 안장을 하루 앞두고 '혁명의 도시' 산티아고 데 쿠바로 돌아와 장례 마지막 절차를 시작했다고 AP통신, 영국 BBC 방송이 3일 보도했다.
카스트로의 유해가 담긴 함은 지난달 30일 수도 아바나를 떠나 나흘간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고 나서 이날 산티아고 데 쿠바에 도착했다.
'혁명의 도시'로 불리는 산티아고 데 쿠바는 카스트로가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가 쿠바혁명 성공을 선포한 곳도 산티아고 시청 발코니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중남미 좌파 정권 지도자들과 영면을 기원하는 수십만 명이 산티아고 혁명광장에 모였다.
사람들은 카스트로의 유해를 실은 차량을 향해 "피델 만세", "내가 피델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쿠바 국기를 흔들며 카스트로에 작별 인사를 했다.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현 국가평의회 의장은 이날 카스트로의 혁명 정신을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카스트로가 건강이 악화로 물러난 뒤 2008년 의장직을 이어받은 라울은 "우리 조국과 사회주의를 지킬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또한 "혁명 지도자는 개인을 우상화하는 그 어떤 것도 강력히 반대했다"면서 거리에 카스트로 이름을 붙이는 등 그를 기리는 기념비나 흉상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스트로의 유해는 이날 광장을 떠나 1953년 카스트로가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며 습격했던 몬카다 병영으로 향했다.
이어 그는 4일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장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gogogo@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