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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평화협정 지뢰제거에 달려…반세기 분쟁에 곳곳 지뢰밭
관리자 | 2016-12-09 |    조회수 : 995
콜롬비아 평화협정 지뢰제거에 달려…반세기 분쟁에 곳곳 지뢰밭

2016/12/09 

유엔 지뢰제거기구 콜롬비아 팀장 "지뢰 때문에 시골 방치돼"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반세기에 걸친 분쟁을 끝내기로 했지만 남은 과제는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뢰 문제다.

콜롬비아에는 1964년부터 이어진 정부와 FARC 등 반군이 얽힌 내전으로 숫자를 셀 수 없는 지뢰가 깔려 있다. 그래서 콜롬비아는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뢰 피해자가 많은 나라다. 

콜롬비아는 1990년 이후 지뢰로 인한 사상자가 1만 명이 넘었다. 지뢰 전담 기구를 마련해 지뢰제거에 나서고 있으나 수십 년에 걸친 내전으로 어디에 누가 얼마나 지뢰를 묻었는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지뢰대책기구(UNMAS) 콜롬비아 사무실의 파블로 파라(40) 지뢰대책팀장은 "내전이 끝나도 지뢰는 땅에 있고 오랜 시간에 걸쳐 피해를 유발한다"며 지뢰제거가 내전 후처리의 필수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 지뢰제거 전문가 "지뢰는 경제적 문제"

지난 6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UNMAS 사무실에서 만난 파라 팀장은 콜롬비아 정부에서 지뢰 업무를 하다가 2년 전부터 UNMAS에서 일하며 콜롬비아 내 지뢰제거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조율하고 있다.

파라 팀장은 "콜롬비아는 2000년 지뢰금지조약을 발효한 국가"라며 "FARC와 맺은 평화협정에 지뢰제거에 대한 내용이 많이 반영됐다. 2021년까지 '지뢰 청정국'이 되는 것이 콜롬비아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이라는 시한은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계획일 것"이라며 "콜롬비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지방 정부 중 약 60%에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확인된다. 사실상 거의 모든 지역이 지뢰에 오염됐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파라 팀장은 "지뢰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 콜롬비아 내 199개 지역 중 48개 지역에서 지뢰제거 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이외에 지뢰 위험이 중간 정도인 291개 지역, 낮은 정도인 183개 지역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48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만 1억2천만 달러(약 1천395억 원)가 소요되고 있으며 콜롬비아 전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모두 3억5천만 달러(약 4천70억 원)가 필요하다"며 "비용이 많이 들기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라 팀장은 "우리 목표는 콜롬비아 정부가 지뢰제거 프로그램을 직접 유지·운영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지뢰 피해 지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돈과 사람이 더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파라 팀장은 "역사적으로는 안티오키아 주와 메타 주에 지뢰가 많았고 최근엔 카우카 주, 나리뇨 주, 푸투마요 주를 비롯해 동부의 아라우카 주와 노르테 데 산탄데르 주에 큰 문제가 있다. 더 최근엔 (서부의) 초코 주에서도 많은 지뢰가 발견되고 있다"며 콜롬비아 동서남북부와 중앙을 아우르는 여러 주의 이름을 언급했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시골 지역 대부분에 지뢰가 매설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파라 팀장은 "일단 내전이 끝나도 지뢰는 여전히 땅에 있고 오랜 시간에 걸쳐 피해를 유발한다"며 "사람들은 이 위험 때문에 대도시로 이주하고 시골은 방치된다. 이에 따라 농업에 문제가 생기면 대도시 사람들의 삶도 열악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지뢰는 매우 거대한 경제적 문제"라며 "지뢰를 제거함으로써 지뢰 피해에 취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고 그들의 사회경제적 발전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콜롬비아 지뢰 현황은…아프간 이어 2014년 신규 피해자 세계 2위

콜롬비아의 지뢰 매설량은 FARC 등 무장 단체가 몰래 설치하고 방치한 수량이 상당하므로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지뢰 희생자 숫자는 1990년 이후로만 따져도 올해 8월까지 1만1천458명을 기록했다.

콜롬비아 정부의 지뢰 전담 기구인 '대인지뢰통합대응위원회'(DAICMA)는 콜롬비아의 2014년 신규 지뢰 피해자가 286명으로 아프가니스탄(1천296명)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정부와 FARC의 실질적 휴전이 발효한 이후 희생자 숫자는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올해만 벌써 74명의 지뢰 사상자가 나왔다고 지난 1일 전했다. 

파라 팀장이 언급한 '지뢰 고위험군' 199개 지역의 분포는 콜롬비아 지뢰 현황이 오랜 내전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DAICMA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콜롬비아에서 일어난 지뢰 사고의 75.6%가 이들 고위험군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콜롬비아 내 코카인 재배지의 91.19%가 같은 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ARC 등 무장 단체가 코카인 재배, 제조, 유통으로 전쟁 자금을 마련하면서 자신들이 주도권을 쥔 지역에 지뢰를 대거 매설해 정부군의 접근을 막은 것이다.

세계의 지뢰와 집속탄 현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지뢰·집속탄 모니터'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FARC는 대인지뢰와 급조 폭발물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며 "주둔지, 기지 근처, 주요 운송로, 무기 은닉처 등에 매설한다"고 기록했다.

지금까지 '대인지뢰 의심 해소'를 선언한 지역의 총면적은 0.94㎢로, 콜롬비아 전체 면적 114만1천748㎢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뢰 사고가 보고되지 않은 지역이 429개로 전체 지방 정부의 38.24%에 달하기는 하나 이들은 알려진 지뢰 사고가 없을 뿐 지뢰 자체가 없다는 것으로 확인된 상태는 아니다.

어디에 얼마나 묻혔는지 모르는 지뢰를 없애는 작업은 느릴 수밖에 없다. 콜롬비아군에서 17년간 지뢰제거 임무를 맡은 마르티네스 벨트란 상사는 "지뢰를 다룰 때는 처음 실수하는 순간이 마지막 실수의 순간이기도 하다"고 영국 BBC에 말했다.

지난달 30일 콜롬비아 의회를 통과한 정부와 FARC의 평화협정은 지뢰제거에 적지 않은 힘이 될 전망이다.

콜롬비아의 '분쟁분석자원센터'(CERAC) 호르헤 레스트레포 국장은 "FARC가 지뢰 매설 위치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며 "완벽한 군사적 수준의 정보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아는 것을 통해 지뢰제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FARC와의 평화협상에 정부 측 대표로 참석했던 세르히오 하라미요는 "지뢰제거에 많은 것이 달렸다"며 "지뢰가 제거되지 않으면 (지뢰 때문에 이주한)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정부의 농촌 개발 목표는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평화협정 체결 전인 지난 5월 "지뢰가 있는 나라에선 완벽한 평화가 불가능하다"며 "대인지뢰가 있는 땅은 불모지이며 미래가 없는 땅"이라고 말했다.

(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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