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시오니즘이나 나치즘이나"…이스라엘 격분
2016/12/09
에콰도르가 유대인의 국가건설 민족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이 나치즘과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해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라시오 세비야 보르자 유엔 주재 에콰도르 대사는 지난달 29일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의 날'을 맞아 유엔이 개최한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정책이 나치의 박해와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보르자 대사는 "우리는 유대인에 대한 박해와 집단학살로 촉발된 나치즘을 그 시대에 온 힘을 다해 거부했다"며 "오늘날 제국주의와 시오니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하는 축출, 박해, 집단학살보다 나치즘과 비슷한 사례를 현대 역사에서 기억해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얼마 전 별세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979년 유엔에서 한 연설의 주제를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보르자 대사의 발언에 격분한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4일 텔아비브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의 3등 서기관 엔리케 폰세를 소환했다.
에콰도르는 2014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수백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군사작전 '프로텍티브 에지'에 항의하며 대사를 철수시킨 뒤 다시 보내지 않았다.
이스라엘 외교부의 중남미 부국장은 "보르자의 연설이 완전히 부정확하다"며 "특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대하는 방식과 나치 정권의 당시 참혹함을 비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 대니 다논은 보르자 대사 발언에 대한 비판과 보르자 대사가 사과하게 해달라는 촉구를 담은 서면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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