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육군총장 "정국혼란 이유로 군부 정치개입은 미친 짓"
2016/12/12
브라질에서 정국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 최고위급 인사가 군부의 정치개입 가능성을 일축해 주목된다.
에두아르두 빌라스 보아스 육군 참모총장은 11일(현지시간)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군부의 개입을 지지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밝혔다.
빌라스 보아스 총장은 "우리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서 "정치적으로 일부 혼란이 있다고 해서 군부가 개입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라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군이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지, 군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군은 헌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빌라스 보아스 총장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전인 지난 4월에도 "군은 정부를 감시하거나 전복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에서는 그동안 정치·경제적 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군부의 정치개입을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에는 군부의 정치개입을 지지하는 사회단체 회원들이 하원 의사당을 기습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시위대는 권력형 부패수사를 지휘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으며, 정국혼란을 끝내고 정치권의 부패를 막으려면 군부가 정치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우 보수 성향의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은 지난 4월 하원에서 진행된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안에 표결에서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게릴라 활동을 하다가 투옥된 호세프 등 여성 정치범들을 고문했던 군인에게 자신의 찬성표를 바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의원은 최근 우파 정당들을 접촉하면서 2018년 대선 출마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군사정권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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