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스캔들 브라질 대기업 2곳 4조원대 '벌금폭탄' 맞았다
2016/12/22
오데브레시 등 두곳…美 해외부패방지법 제정 이래 최대 벌금
브라질의 대형 건설회사인 오데브레시와 석유회학 회사 브라스켐이 부정부패를 조장한 혐의를 인정해 35억 달러(4조2천억원)라는 천문학적 형사 벌금을 물게 됐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 두 기업은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검찰과 기소를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벌금을 무는 데 동의했다. 양측의 법정 밖 회의에 따라 두 회사는 미국과 브라질, 스위스에서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브라스켐은 9억5천만 달러, 오데브레시는 최소 26억 달러의 벌금을 각각 내야 한다. 오데브레시의 벌금액은 회사의 재정 능력에 대한 외부 기관의 분석에 따라 많으면 45억 달러로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1977년 외국 공무원을 상대로 한 뇌물 제공을 불법화한 해외부패방지법(FCPA)이 제정된 이후 가장 많은 벌금액이라고 밝혔다. 벌금액의 각 10%는 미국과 스위스 당국이 받고 나머지 80%는 브라질 당국에 귀속된다.
오데브레시는 브라질의 국영 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경제와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주역들이다.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브라질 경제는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았고 2명의 전직 대통령과 다수의 고위 공직자들이 불명예 퇴진하거나 형사 처벌을 받았다.
미국 검찰은 이들 두 회사가 파나마와 페루, 앙골라를 포함한 세계 10여개국에서 약 100건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7억8천800만 달러의 뇌물을 관계 공무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희 미국 법무부 부차관보는 "두 회사가 오데브레시의 사내 비밀 조직, 말하자면 '뇌물부'를 두고 이를 통해 조직적으로 3개 대륙의 정부 관리들에게 수억 달러의 뇌물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오데브레시와 브라스켐이 미국 공무원들에게 직접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것은 아니다.
두 회사가 비자금을 관리하는데 활용한 일부 역외 법인이 미국 거주자가 소유하거나 운영했고 미국 은행 계좌를 이용했으며 뇌물수수를 논의한 일부 회합이 마이애미에서 있었다는 것이 실제로 미국 검찰이 적용한 혐의다.
오데브레시측이 선임한 윌리엄 버크 변호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데브레시는 한 페이지를 넘기고 회사의 장래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로써 두 회사가 형사 처벌을 피했지만 미국 검찰이 두 회사의 임직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형사처벌을 추진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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