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의 선택은 결국 룰라?
2016/12/25
내년 2∼4월 후보 추대 가능성…여론조사 지지율 앞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후보로 추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내년 상반기 중 룰라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지지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동시에 부패 혐의로 기소된 룰라 전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보호한다는 두 가지 전략적 목표가 그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2014년 대선 비자금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2018년 말로 예정된 차기 대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현실적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싸늘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0∼13%에 그쳤다. 부정적 평가는 46∼51%에 달했고, '그저 그렇다'는 응답은 34∼46%로 나왔다.
특히 63%는 테메르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탄핵으로 물러나고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에 직접 연관된 대형 건설회사 오데브레시의 전직 임원들은 검찰과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2014년 대선 때 연립여권의 대선 캠프에 3천만 헤알(약 106억 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연립여권의 정-부통령 후보는 노동자당 소속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 테메르 대통령이었다.
이 증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최악에는 연방선거법원에 의해 2014년 대선 결과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비자금 논란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테메르 대통령이 2018년 말까지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잇단 부패 의혹으로 이미지가 추락하기는 했으나 룰라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예상득표율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동자당의 후이 파우카웅 대표는 "노동자당은 룰라를 대선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한 플랜B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룰라의 2018년 대선 출마설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춰 룰라가 내년 2월 말∼3월 초 카니발 축제가 끝나고 나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편, 노동자당이 룰라를 차기 대선후보로 결정하면 사법 당국이 그를 부패 혐의로 처벌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2014년 초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분사기)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부패수사를 벌이는 연방검찰은 룰라를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로 5차례 기소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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