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품귀현상 겪는 산유국 멕시코…"마약 갱단 절도 탓"
2016/12/27
산루이스포토시 등 9개 주 시민 불편…하루 평균 2만 배럴 절도 추산
산유국인 멕시코가 휘발유 절도 등으로 휘발유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라 호르나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들어 멕시코 9개 주의 주유소에서 휘발유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휘발유 품귀현상을 겪는 9개 주 가운데 중북부에 있는 산루이스포토시에 소재한 주유소의 절반가량이 휘발유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되는 등 휘발유 부족 현상이 가장 심하다.
코아일라, 누에보 레온, 할리스코, 콜리마, 아과스칼리엔테스, 푸에블라, 틀라스칼라, 치와와 등지에서도 시민들이 휘발유를 보유한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국영 석유회사로 멕시코 유류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페멕스 사는 시민들에게 불법 주유소를 이용하지 말고, 휘발유 비축분이 충분하므로 동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페멕스가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범죄조직의 휘발유 절도, 일부 정유시설 가동 중지, 페멕스 사의 영수증 발급 시스템 변경 탓에 품귀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수년간 마약범죄 조직이 송유관에 불법 시설물을 부착해 휘발유를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멕시코 에너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휘발유 절도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자조가 나오기도 한다.
실제 하루에 평균 2만 배럴의 휘발유가 절도 당해 국가적으로 매일 400만 달러(약 48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멕시코는 산유국이지만 정제 시설 등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원유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정제된 휘발유 등을 수입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서 수입하는 정제유가 원유 수출보다 많았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014년에 과감한 에너지 개혁조치를 도입했다. 개혁조치는 멕시코의 광범위한 에너지 부문을 민간에 개방하고 페멕스가 대부분 미국 사업자인 민간 유통업자들에게 휘발유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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