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테러 은폐 혐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 재조사
2016/12/31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이 1990년대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재개한다.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국영통신 텔람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연방 항소법원은 전날 아르헨티나-유대인 친선협회(AMIA) 폭탄테러 사건을 은폐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벌인 검찰 측의 기소를 인용,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명령했다.
검찰은 AMIA가 알베르토 니스만 특별검사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조사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내사를 진행했다.
원래 중남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의문의 죽음을 당한 니스만 특별검사가 맡았었다. 1994년 7월 1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AMIA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85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니스만은 이란의 지원을 받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폭탄테러를 저질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란 당국자들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그는 특히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 등이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해 석유를 확보하려고 이란 당국자들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시도하는 등 조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니스만은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지난해 1월 18일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은 다음 달에 무혐의로 종결 처리됐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조사 재개에 대해 자신의 뒤를 이어 집권한 우파 성향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의 정치적 박해라며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란 역시 테러 연관성을 부인하며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들의 신병 인도를 거부해왔다.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 대통령이 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두 번째 임기를 마쳤다. 그는 지난 5월 환율 선물시장을 조작해 국가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이달 들어 공공입찰 과정에서 친한 사업가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도 기소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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