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해외로 눈 돌리는 베네수엘라산 프리미엄 럼주
2016/12/31
내수 집중 양조업계 수출로 활로 모색…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순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산 럼주가 경제위기 속에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코트라 베네수엘라 무역관에 따르면 대부분 프리미엄급 제품인 베네수엘라산 럼주는 현지서 생산된 사탕수수의 함유량이 74%로, 다른 럼주 생산 국가의 사탕수수 함유량 40∼50%보다 높다.
여기에 생산규칙에 따라 베네수엘라 수출용 럼주는 의무적으로 최소 2년 이상 떡갈나무 통에서 숙성을 거쳐야 한다.
수출을 위해서는 원산지 증명서와 보건부에서 발행한 위생 등록이 필요하며, 반드시 봉인을 붙여야 한다. 베네수엘라 특허청(SAPI)이 발급하는 봉인지는 럼주가 떡갈나무 통에서 최소 2년이 숙성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럼주가 높은 사탕수수 함유량과 오랜 숙성과정으로 맛이 농후하고 자연스러우며 풍부한 향이 가득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베네수엘라산 럼주는 1975년 이후 현재까지 여러 국제대회에서 3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2016 럼 페스티벌'에서 베네수엘라산 럼인 론 팜페로(Ron Pampero)가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산유국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저유가 등에 따른 경제위기는 베네수엘라산 럼주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베네수엘라인들은 위스키를 전통적으로 선호한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이후 경제위기 속에 위스키 수입에 필요한 정부의 외환 배정액이 줄면서 위스키 수입이 급감했다.
빈자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산 럼주가 꿰찼다. 베네수엘라에는 8곳의 럼 양조공장이 있으며, 국내 소비자들도 쿠바, 도미니카 등지의 수입품보다 국산을 선호한다.
경제위기가 닥치기 전에 국내 판매가격이 비싸 수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럼주 제조업체들도 환율이 폭등하자 이익 마진이 높은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럼주는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최대 수출국은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영국, 프랑스 순이다.
이를 반영하듯 베네수엘라의 럼주 생산량은 2014년 1천580만ℓ에서 2015년 2천180만ℓ로 증가했다. 수출액도 2014년 325만5천 달러에서 2015년 7천59만6천 달러로 늘었다.
럼(Rum)은 사탕수수의 부산물인 당밀이나 사탕수수즙을 발효시킨 뒤 증류해 만든 술로, 중미와 카리브 해 지역이 본고장이다.
고급제품은 스트레이트로도 즐기지만, 라이트 럼의 경우 진과 보드카와 더불어 칵테일의 3대 기본재료의 하나로 활용된다.
럼주는 많은 국가에서 생산되고 나라마다 제조 기준과 명명 방법이 조금씩 달라 분류방법 적용이 어렵다.
그러나 통상 여과·증류 과정과 숙성시간에 따라 통상적으로 무색(Blanco, 1년 미만), 캐러멜색(Anejo, 1년 이상), 금색(Dorado, 3년 이상)으로 나누어진다. 솔레라(Solera)급은 오크통에서 20년 이상 숙성시킨 제품으로,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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