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혁명 58주년 대규모 군열병식…피델 카스트로 추모
2017/01/03
쿠바가 고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기리고 혁명 5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일(현지시간) 대규모 군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가 전했다.
열병식은 쿠바의 현 지도자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등 공산당 간부들과 수만 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도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열렸다.
군인들은 빨간색과 흰색 색상의 교복을 입은 채 각종 깃발과 국기를 흔드는 학생과 노동자 등 군중들 사이로 행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우리가 피델'이라는 문구가 실린 펼침막을 들거나 피델의 대형 사진을 흔들면서 피델을 기렸다.
1959년 미국의 지원을 받는 독재자 풀헨시오 바티스타가 이끄는 정권을 무너뜨려 공산 혁명에 성공한 피델은 지난해 11월 25일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제니퍼 벨요 마르티네스 대학생연맹 의장은 쿠바 독립 영웅 호세 마르티 동상 인근에 마련된 단상에서 라울 카스트로 의장 등 공산당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병식 개막사를 했다.
국가평의회의 일원인 마르티네스는 "쿠바는 독립과 자주권 등 단 하나의 원칙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여전히 해야 할 일들이 많으며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군 열병식은 통상 군 창건일이자 혁명의 시발점이 됐던 그란마 호가 쿠바 땅에 도착한 12월 2일 열리지만, 올해는 피델 장례식 때문에 이날 열렸다.
피델은 1956년 11월 25일 동생 라울, 체 게바라 등 총 82명으로 구성된 게릴라 원정대를 꾸려 요트 그란마 호를 타고 쿠바로 떠나, 12월 2일 쿠바에 도착했다. 이후 그는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맥에서 게릴라전을 개시했다.
올해 군 열병식은 다른 때와 달리 탱크와 미사일 부대의 행진 등과 같은 대규모 무력시위가 없었지만,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직전에 열리는 것이라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 중 하나인 쿠바와의 해빙 무드 정책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쿠바가 인권을 개선하고 경제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현재 양국 간 데탕트를 끝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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