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폭동…브라질 열악한 교도소 환경 또 도마에
2017/01/04
교도소 평균 수감률 167%…전문가들 "교도소 시스템 개선 않되면 언제든 폭동 발생"
브라질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년 벽두에 일어난 대규모 교도소 폭동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놓고 교도행정을 전면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법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2014년 말 현재 전국 27개 주에 있는 교도소의 평균 수감률은 167%다. 수용 능력을 100명으로 할 때 167명이 수감돼 있다는 뜻이다.
북부지역 일부 주 교도소의 수감률은 3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교도소 환경이 괜찮은 남부 지역은 120% 정도다.
2014년 말 현재 전국 교도소의 수용 능력은 37만2천 명이지만, 실제 수감자는 62만2천 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교도소 시설 개선과 증축, 신속한 재판, 교도관 비리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폭동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도 열악한 교도소 환경을 브라질 공공치안의 주요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들었다.
HRW의 브라질 사무소장인 마리아 라우라 카니네우 변호사는 "브라질 교도소 환경은 최악이며 정부의 통제가 사실상 미치지 못한다"면서 "과밀수용 완화 등 교도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폭동은 언제든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북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시에 있는 아니지우 조빙 교도소에서 지난 1일 저녁부터 2일 오전까지 17시간가량 계속된 폭동으로 54명이 살해됐다.
주 정부는 애초 사망자를 60여 명으로 발표했다가 최종적으로 54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동이 벌어진 틈을 타 일부 수감자가 탈옥했으며 경찰이 이들을 쫓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주 정부는 이번 폭동이 북부지역에서 활동하는 FDN과 전국 규모의 대형 범죄조직인 PCC 간의 다툼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파울루 주를 주요 근거지로 하는 PCC는 1990년대에 등장했다. 경찰관이나 교도관을 주로 공격하며, 2006년에는 상파울루 주에서 대규모 폭동을 일으켜 200여 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이번 폭동의 사망자는 1992년 상파울루 카란지루 교도소 폭동으로 111명이 사망한 데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2004년 리우데자네이루 벤피카 교도소 폭동과 1987년 상파울루 주립교도소 폭동에서 각각 31명, 2002년 혼도니아 주 우르수 브랑쿠 교도소 폭동에서 27명, 2010년 마라나웅 주 페드링야스 교도소 폭동에서 18명, 2016년 호라이마 주 보아 비스타 교도소 폭동에서 10명이 사망했다.
특히 카란지루 교도소 폭동은 브라질 사상 최악의 교도소 수감자 살해 사건으로 일컬어진다.
1992년 10월 2일 상파울루 시 인근 카란지루 교도소에서 일어난 폭동을 경찰이 진압하면서 수감자 111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생존자들은 경찰이 폭동 진압 과정에서 항복하거나 감방에 숨은 수감자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거미 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엑토르 바벤코 감독에 의해 '카란지루'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돼 2003년 칸 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출품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브라질의 열악한 교도소 환경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fidelis21c@yna.co.kr
106.247.84.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