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투자철회 불똥' 멕시코 "美 일자리 유지 기여했는데 유감"
2017/01/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압력에 떠밀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멕시코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기로 한 데 대해 멕시코가 '유감'을 표명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포드사가 이번 투자철회와 연관된 어떤 비용도 산 루이스 포토시 주에 지불하겠다고 보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자동차업체의 생산시설 이전으로) 멕시코에 생긴 일자리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다"면서 "(멕시코로 생산시설을 이전하지 않았다면) 아시아와의 경쟁 탓에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저임금 노동력과 무관세 네트워크 등을 앞세워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 제조국인 멕시코의 연간 생산량은 340만대 수준으로 세계 7위이자 중남미 1위다.
현재 멕시코에는 기아차를 비롯한 전 세계 9개 자동차업체가 진출해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르노-닛산 각 3개, 포드와 FCA 각 2개 등 20여 개 완성차 공장이 가동되거나 건설 중이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만도 약 2천 곳에 달한다.
이처럼 멕시코가 글로벌 자동차산업 내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낮은 인건비와 높은 노동 생산성 등에 기인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전 세계 44개국과 체결한 13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등으로 글로벌시장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국내 일자리 보호를 위해 NAFTA에 의거해 무관세로 수입되던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GM과 함께 포드에도 생산시설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말라는 압력을 가하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포드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포드는 트럼프의 압력에도 일부 소형차 생산시설의 멕시코 이전 강행 의사를 피력했지만, 결국 이날 16억 달러 규모였던 멕시코 산루이포토시의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대신 미시간 주 플랫록에 7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지어 7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포드는 "트럼프 때문에 투자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업을 위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올해 대선이 치러지기 훨씬 전인 2011년에 이미 내린 결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트위터를 통해 "GM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셰비 크루즈'를 미국의 판매점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 미국에서 (차를) 만들거나 아니면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GM은 "오하이오 주 생산공장에서 셰비 크루즈 세단을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한다"며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쉐보레 크루즈 해치백을 멕시코서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 내 판매량은 소규모"라고 해명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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