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선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취임…부인은 부통령
2017/01/11
다니엘 오르테가(71) 니카라과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통산 4번째이자 3번째 연임 임기를 시작했다고 라 프렌사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나과 혁명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 부통령으로 당선된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여사와 함께 참석해 취임선서를 했다.
삼엄한 경비 속에 열린 취임식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 엘살바도르 대통령 등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을 비롯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집권당인 좌파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후보로 나서 7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오르테가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무리요 여사를 내세워 부부가 함께 정·부통령에 당선돼 이른바 니카라과 최초의 '퍼스트 커플'이 됐다.
오르테가는 현 집권당인 FSLN을 이끌던 1979년 친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1990년 재선에 실패한 뒤 1996년과 2001년 대선에도 출마해 낙선했으나 2006년과 2011년에는 연이어 당선됐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임기 중 각종 사회보장 정책을 실시하고 친기업 정책을 통해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치안도 개선해 전 국민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추진한 문맹 퇴치 운동 덕에 유네스코는 2009년에 니카라과를 문맹 퇴치 국가로 선언하기도 했다.
시인이자 작가로 정부 대변인 등을 지낸 무리요 부통령은 오르테가의 정치적 후원자이자 동료로 활동해왔으며, 이번 부통령 당선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를 확대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리요 부통령은 고령인 오르테가 대통령이 임기 중에 물러나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야권은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의 독재 가족 왕조 건설을 위한 희극이라고 비판하며 투표불참 운동을 벌였다.
중남미에서 2번째로 가난한 니카라과를 2022년까지 이끌 오르테가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를 자유롭고 공정한 투표와 연계시킨 법안을 상정한 미 의회와 니카라과 운하 개통에 대한 국내 반대 여론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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