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메르코수르 가입에도 영향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산업 부문에 대한 국유화 조치를 발표하자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10일자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최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전략산업 분야에 대한 국유화 방침을 밝히면서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및 브라질-베네수엘라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3일 멕시코의 세멕스, 프랑스의 라파즈, 스위스의 홀심 등이 분점하고 있는 시멘트 산업의 국유화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전날에는 아르헨티나-이탈리아 합작기업인 테친트가 6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 최대 제철회사인 테르니움 시도르를 국유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철산업 국유화 방침은 브라질 제철기업인 우지미나스의 향후 운영 및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문은 차베스 대통령의 국유화 대상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및 유럽 기업에 집중됐으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원국의 기업도 포함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국유화 방침이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에 대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의회 승인까지 마친 상태지만 브라질과 파라과이 의회는 승인을 미루고 있다. 차베스식 국유화가 강행될 경우 브라질 및 파라과이 의회 통과가 좌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 농업 발전을 위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실시하려던 투자 확대 및 기술지원도 어려워질 수 있다. 투자지분 보상에 대한 확실한 보장 없이 국유화가 추진될 경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로서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1998년 집권 이래 유전, 통신, 전기 등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국적 기업의 철수와 투자 계획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