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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범죄자 아니다"…멕시코인들 트럼프 장벽에 분노
관리자 | 2017-01-31 |    조회수 : 1186
"우리는 범죄자 아니다"…멕시코인들 트럼프 장벽에 분노

2017/01/27 

"정치적 이익 위해 증오와 인종차별 이용"…"나프타 탈퇴는 국수주의"
정치권 "모욕 당했다" 격한 반응…멕시코 이민자 송금 규제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졌다.

중심가인 레포르마 대로변에 있는 주 멕시코 미국 대사관 주위에 연방경찰 수십 명이 외곽 경비를 서고 있었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무표정한 얼굴로 길을 가던 멕시코 시민들은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에 대한 의견을 질문받자 분노와 우려를 토해냈다. 

디에고 알칸타라 콘트레라스(30ㆍ회사원)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달리) 범죄자가 아니다"며 "그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장벽건설을 위해 증오와 인종차별을 이용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훗날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송금을 규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트럼프 장벽과 나프타 재협상 등 '반(反) 멕시코' 공약 실행으로 우호적이던 양국 관계가 변했다"고 전했다. 

통신회사에 근무하는 루이스 미겔 마르케스(60)는 "장벽건설은 굉장히 모욕적인 결정"이라면서 "나프타 재협상 내지는 탈퇴는 국수주의적인 결정이고 멕시코는 물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케팅 분야에 종사하는 바네사(28)는 "장벽건설로 전통적인 양국의 우호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면서 "나프타는 굉장히 나쁜 결정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반 멕시코 정책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리암 비에가(43·회사원)는 "양국이 협상을 통해 결정하겠지만, 멕시코가 나프타를 탈퇴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며, 다른 시장에 집중하면 된다"고 낙관하고 "장벽 건설로 다른 국가 이민자들이 입국하는데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보수 성향 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차기 대선 후보로 점쳐지는 마르가리타 사발라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니에토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국경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해 멕시코에 모욕을 안겨줬다"며 정상회담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빈센테 폭스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멕시코는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절대 내지 않을 것"이라며 국경장벽을 비하하는 욕설을 올리기도 했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은 양국 간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와 함께 증오를 우려하는 시각이 교차했다. 

몇 주 전 미 플로리다주를 떠나 부인과 함께 멕시코에 이민 온 마크 굴코는 "멕시코에 일로 와 있거나 이주한 미국인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로 멕시코 사회에서 미국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질까 봐 우려되지만, 양국 관계가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본격화한 후 국경검문이 더 엄격해졌다고 토로했다. 

멕시코 북서쪽에 있는 국경도시인 티후아나 국경검문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자동차 줄이 더 길어지고 국경통과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 분위기다.

직장이 있는 샌디에이고로 건너가기 위해 부인, 딸과 함께 자동차 안에서 긴 줄을 기다리던 훌리안 타마요(49)는 전날 AFP통신에 "국경검문소 직원들이 매우 난폭하고 거만해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에게 더 까다롭게 굴라고 백지위임장을 줬다"고 비꼬았다.

건축학을 전공 중인 엑토르 렌테리아(29)는 "국경장벽은 그렇게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경장벽 건설로 국경을 넘으려고 대기하는 차량 행렬이 더 늘어나고 검문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대선공약인 국경장벽 건설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멕시코인을 강간범과 범죄자로 비하하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미 정부는 수개월 안에 장벽 공사에 착수하고 비용을 나중에 멕시코가 상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나프타를 자국 일자리 보호에 유리하도록 손질할 태세다. 그는 지난해 대선 유세를 하면서 "나프타는 재앙"이라고 규정하고 취임 100일 이내에 나프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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