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각국 "트럼프 국경장벽 반대…역내 긴장 고조 우려"
2017/01/28
중남미 국가들과 남미국가연합(UNASUR)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에콰도르 관영 안데스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전날 낸 성명에서 "중남미에 있는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과 우호적이며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정부는 중남미 국가들의 합의 없이 우리 대륙에 있는 자매국가들을 분리하는 장벽 건설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항상 미국이나 멕시코가 우호적인 사이었다는 확고한 신념을 지니고 일해왔다"면서 "고립주의적인 정책 대신에 이해를 토대로 한 건설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전날 트위터에서 어려움에 부닥친 멕시코가 남쪽 국가들을 더 인식하는 것이 중남미 통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나는 멕시코 형제들에게 우리의 공유된 중남미·카리브 해 유산을 근거로 한 일체감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해 멕시코가 남쪽에 있는 국가들을 더 주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는 전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이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한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을 취소한 뒤 나왔다.
남미 12개국이 참여하는 UNASUR도 본부가 있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미국의 국경장벽 건설을 통렬히 비판했다.
에르네스토 삼페르 UNASUR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채택한 도전적인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싶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인들에게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대라고 해 굴욕감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 굴욕적인 장벽을 설치해 중남미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페르 총장은 "남미국가연합은 미국에 사는 이주자들의 삶의 질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조처로 야기될 수 있는 역내 국가 간의 긴장 고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내 긴장 고조는 콜롬비아 평화 협상 진전과 미국의 대쿠바 관계 개선 등 역내 국가들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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