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황열병으로 원숭이도 수난…90여 마리 떼죽음
2017/01/30
멸종위기종도 포함…전문가들 "실제는 수천마리 죽었을 가능성"
브라질에서 황열병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원숭이도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동물 전염병으로 죽은 원숭이 276마리 가운데 92마리가 황열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부 관계자는 죽은 원숭이 가운데 멸종 위기종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미나스 제라이스 주(68마리)와 에스피리투 산투 주(17마리), 상파울루 주(7마리) 등 남동부 지역에서 원숭이의 죽음이 집중적으로 보고됐다.
2014년 7월부터 2016년 12월 사이에 황열병 때문에 죽은 원숭이가 49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에 엄청난 속도로 피해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동물 질병 전문가들은 원숭이 실태에 대한 조사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피리투 산투 연방대학의 세르지우 루세나 연구원은 "깊은 숲 속에 사는 원숭이들의 서식 환경을 조사하면 실제로 황열병 때문에 죽은 원숭이는 수천 마리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27일까지 보고된 황열병 의심 환자는 511명이며 이 가운데 확진 환자는 101명이다. 황열병 사망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황열병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1980년 이래 최대 규모다. 그동안 가장 큰 피해로 기록된 지난 2000년의 확진 환자 85명, 사망자 39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황열병 의심 환자 410명(사망 62명 포함)에 대해 정밀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확진 환자와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열병 피해는 초기에 남동부 지역에 집중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라질에서 황열병이 대규모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백신 접종 확대를 권고했다.
WHO는 지금까지는 황열병이 주로 농촌·삼림 지역에서 보고되고 있으나 앞으로 대도시에서도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보건부는 황열병 발생 지역에 460만 개의 백신을 보낸 데 이어 추가로 백신 1천150만 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열병에 걸리면 초기에는 발열, 오한,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해지면 고열, 황달, 출혈 등이 나타나며 신속하게 치료받지 않으면 중증 환자의 20∼50%가 사망할 수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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