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부분은 차베스 칭찬할 것"
[연합뉴스 2006-09-21 11:13]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20일 유엔 총회장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악마"라고 부르고 미국의 멸망을 주장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큰 관심을 갖고 보도하면서도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가 부시 대통령의 비난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지적과 함께 한편으로는 나머지 국가들이 그의 발언을 칭찬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이란, 시리아, 수단 정부들을 비난했으나 여기에 베네수엘라는 빠졌고 게다가 어느 나라 지도자들의 이름도 거명하거나 모욕한 점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차베스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분석하려면 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할 것",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의 국민들이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할 지 들어봐야 할 것" , "미제국은 내리막길이며 곧 멸망하게 될 것" 이라는 등 연설후 기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과 미국에 대해 퍼부은 험담까지 그대로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의 반미 연설에 뒤이은 것으로, 이들 나라는 핵기술 개발에서 다르푸르 유엔평화유지군 역할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정책을 바꾸라는 미국의 요구에 도전하는 "대담한 석유 부국 동맹"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CNN의 "뉴스룸" 진행자인 캐럴 린은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전혀 제지받지 않은 것과 관련, 리처드 로스 유엔 출입 기자에게 "유엔에는 차베스를 옆으로 끌어내 "그런 말 하면 안돼"라는 식으로 누군가 말을 해주는 것과 같은 의전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로스 기자는 "유엔은 각 국민을 대표하는 곳이고 자유 발언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그를 끌어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칭찬을 받을 것"이라면서 "차베스의 연설은 그러한 감정들을 쉽고 두드러지게 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