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송유관 석유절도 배후는 마약갱단…"절도·유통법 교육"
송고시간 | 2017/05/15 02:47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중부 지역에서 횡행하는 송유관 절도의 배후에는 2개의 마약 갱단이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에 따르면 당국은 세타스 카르텔과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이 송유관 석유 절도가 횡행하는 중부 푸에블라 주의 '레드 트라이앵글' 지역을 양분해 통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는 송유관 석유 절도범들이 점조직 형태로 테페아카, 아카트신고, 게촐락, 팔마르 데 브라보, 아카헤테 지역에서 암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지역들은 멕시코만에서 중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이 많이 설치돼 있어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휘발유와 경유를 훔치는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절도범들은 훔친 석유를 전국에 유통하고 중간 유통업자들은 도로가 등지에서 이동식 판매대를 설치해 시중가격보다 값싼 가격에 판매한다.
송유관 석유 절도를 둘러싼 마약범죄 조직간 세력 지형에 변화가 감지됐다. 최근 수개월 사이에 세타스와 할리스코 신세대 갱단이 푸에블라 주의 송유관 석유 절도와 훔친 석유의 유통시장을 놓고 피비린내 나는 세력 다툼을 벌여 세타스가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멕스 관계자는 "두 조직은 레드 트라이앵글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송유관 절도 방법과 유통시장에 대해 교육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페멕스가 더는 공식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2015년 기준으로 절도범들이 석유를 빼돌리기 위해 송유관에 뚫어 놓은 구멍이 5천574개에 달한다.
이런 송유관 석유 절도로 연간 15억 달러의(약 1조7천억 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페멕스는 추산하고 있다. 멕시코 재무부도 연간 손실이 7억8천만 달러에서 1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송유관 석유 절도로 인한 사건·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 주 팔마리토에서 송유관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경과 절도범들 사이에 두 차례의 총격전이 벌어져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한 군인이 바닥에 엎드려 있는 부상 용의자의 머리를 조준해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베라크루스 주 티에라 블랑카 시 엘 망고 마을 부근의 송유관에서 폭발이 일어난 뒤 불에 탄 4구의 시신과 차 한 대가 발견됐다. 사망자들은 석유 절도범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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