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부패수사 전방위 확산…2014년 월드컵도 도마 위에
송고시간 | 2017/05/16 01:25
12개 경기장 공사 가운데 9곳 부패 의혹 포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사법 당국이 진행하는 부패수사의 칼날이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로도 향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와 안드라지 구치에헤스의 전 임원들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2014년 월드컵 경기장 12곳 가운데 9곳의 신·증축 과정에서 부패행위가 저질러졌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업체들이 공사 입찰을 따내려고 담합을 하면서 정치권에 뇌물과 비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뇌물과 비자금은 1억2천만 헤알(약 434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뇌물과 비자금이 제공되면서 경기장 건설비용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4년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경기장의 건설비용은 8억2천만 헤알에서 10억8천만 헤알로, 결승전이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 건설비용은 6억 헤알에서 10억5천만 헤알로 늘었다.
사법 당국은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여왔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은 브라질 정국을 뒤흔들었다.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고, 뇌물의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정치권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오데브레시는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미국에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중남미 각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사법 당국은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과거 대선 비자금 사용 의혹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부패수사의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2006년과 2010년, 2014년 대선 당시 룰라·호세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용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한편, 연방검찰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2018년 말 퇴임해 면책특권이 사라지게 되면 부패 의혹에 관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좌파 정당을 중심으로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스캔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며 조사를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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