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의 제기
한.중남미협회는 2012년 부터 지난 수년 간 B2B Program 사업이라는 명칭하에 우리 기업들의(특히 중소기업들)
대 중남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는데, 가장 큰 애로 사항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데다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중남미지역까지 굳이 비지니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갖고 함께 노력하자는
기업오너들을 발견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이라 한다. 기업오너가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업임원들이라도
나서 주어야 하는데, 이들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한다. 따라서 협회가 돈벌이 될만한
확실한 정보를 갖다 주지 않는한 기업인들과 신뢰를구축하기가 어렵다는 푸념아닌 푸념 섞인 얘기를 하는 것을 가끔 듣곤 한다.
나는 이러한 우리 기업들의 성향에 대해 불평도 하고 새로운 활로에 대한 조언도 들을 겸 비지니스계에서 은퇴한 지인한테
해법을 구하고자 상의한 바 있다. 이 지인은, "돈 벌겠다고 회사 운영하는데 협회가 수익성있는 사업거리만 가져오라고 하세요.
우리 회사들이 앞다투어 협회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사정을 할 터이니!"라고 했다. 이 지인에 의하면 한.중남미협회가 소위 영양가 있는
인콰이어리를 발굴해 오는 "종합상사" 역할만 할 수 있다면 왜 민간기업들이 협회 활동에 관심을 안 갖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결국 협회가 70년대 종합무역상사가 하던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해보라는 충고였다.
요즘 국내에서 주한중남미지역대사관의 협조하에 크고작은 중남미지역 투자진출에 관한 세미나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기업인 참석자들이 의외로 많지 않고, 발표 내용들도 해당국의 거시경제에 관한 것이거나 개괄적인
투자환경에 관한 것들이어서 우리 기업들이 원하는 것과 약간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한중남미대사관
관계자들에게, "우리 기업들의 역량에 맞는 인콰이어리를 갖고 발표를 해달라"라는 주문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인코이어리 발굴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닌 모양이다. 왜냐하면 이들 세미나장에서 주로 듣는 정보는 "자기자본 조달형"과 "컨세션"형의 프로젝트
소개와 관련되는 내용들인데, 우리 회사들은 EPC사업 입찰에 주로 관심을 보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난 해 어느 때인가 중남미지역국가 해외 지사에서 3년 근무 후 귀국한 K부장이 자기 경험을 토대로 나에게 해 준 조언이
생각난다. "해외 진출과 관련 사실 경쟁력이 있는 한국기업이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차라리 협회가 현지 교민들과 접촉해
그곳에서 구상하고 있는 사업거리들을 우리 기업이나 정부관련 기관과 연결시켜 사업화 하는 것이 실효적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중남미지역 국가에 거주하며 현지 공관과도 자주 접촉하고 있는 한 한인 기업인에게 안부 겸 상기 나의 심정을
토로하는 메일을 보냈더니 아래와 같은 회신을 보내왔다. 종합무역상사 역할을 누군가 해주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는 것이 자연이 정한 것이 아닌 인간이 정해놓은 것이지만
늘 새로운 시간을 대할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중남미에 대한 기업 진출과 관련하여
어찌보면 산이 움직이는 듯 하다가 쥐 한마리 나타난다는 말처럼
실질적인 실적은 매우 초라하다는 점에 공감을 하게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기업의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한 것도 있고,
안전한 길을 찾으며 옛날과 같은 투지가 없는 것도 있고, 현지공관의 활동이 많아진 반면
한국기업들의 안일함은 더하는 것 같고.....
전반적으로 우리 기업의 활력이 옛날 종합상사 맨들같이 못한 점이 제일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안전하고 수익성이 높는 사업을 찾는데 그런 사업을 이 곳 기업인들 그대로 둘리가 없지요.
아울러 투자위주 사업이 많은 점도 있구요."
상기 기술한 내용들은 읽는 분들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난 5년 간 대중남미 B2B Program을 추진해오면서,
개인적으로 체험하거나 중요하다고 느낀 점들이다. 다시 요약하면, 진취적인 기업오너의 부재, 종합상사 역할을 수행할 기관 부재, 현지교민을 활용한 사업개발 노력 부재, 투자위주의 중남미지역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 미흡, 한국기업과 현지 공관과의 협력 관계 미흡 등 5가지가 내가 보는 우리 기업들의 대중남미진출과 관련해 색다른 해법을 찾았으면 하는 문제점들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대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듣고 싶다.
2. 제언: 양국대사관을 활용하는 노력을 배가해 보았으면...
상기 5가지 문제점들은 대부분 이미 우리들이 알고 있거나 느끼고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설령 한.중남미협회같은 단체가 나선다고 단기간에 상황이 나아 질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해법을 찾는데는 예산도 필요할 것이고 내가 모르는 보다 본질적인 현안이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목적은 한.중남미관계 증진을 생각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해법은 아니더라도 조금 개선할 여지나 방안에 대해 고견이 있으면 서로 의견을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벌써 1년 전 일이다. 페루는 시장 규모로 보거나 알려진 국가 이미지로 보거나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져야 할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G2G사업 외에는 시장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현지공관에 그 이유를(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해) 문의한 적이 있는데 아래와 같은 답을 받았었다. 나는 이 답신을 읽는 동안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지 우리 공관의 고민이 느껴지면서 과연 이러한 고민이 우리 기업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주한페루대사관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페루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실효적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지금, 우리 기업들과 한.중남미협회가 2017년 한 해 동안만이라도 양국대사관을 활용하는 노력을 배가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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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정부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기업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페루 시장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정부 정책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페루는 OECD 회원국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현재 OECD 국별협력 대상국으로서 수많은 정책들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공관에서 조차 정부가 발표하는 그 많은 정책들을 제대로 follow-up 하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리마에는 해건협 지부가 있어 에너지.인프라 관련 정부 정책이나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들을 서울로 잘 보고 하고 있습니다. 국내 관심있는 기업들이 활용하면 많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둘째는 입찰공고만 보고 참여한다면 시기가 너무 늦다는 사실입니다. 페루에서 공고되는 거의 모든 사업들이 민간제안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게획을 미리 파악해서 관심있는 기업이 제안서를 먼저 제출하면 정부에서 여러 검토절차를 거쳐서 수용하고 최종적으로 입찰에 부칩니다. 해당기업에 직접 수의게약으로 하는 경우도 있으나 투명성 때문에 형식적으로라도 공개입찰 또는 제한입찰 절차를 거칩니다. 하지만 사업을 최초에 제안한 기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매우 크겠지요. 우리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겟습니다.
셋째는 상기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서 우리기업들의 현장감각을 높여야 합니다. 페루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직접 현지를 방문해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사업을 수행할 것인지를 직접 확인하고 점검해야만 합니다. 페루정부가 현재 수많은 정책들을 발표하고는 있으나 자체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나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개별기업들의 참여 여지가 많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협회의 현지 협력관께서 현지동향에 대해서는 잘 챙기고 있겠지만 직접 현장을 찾아 다니면서 사업을 발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므로 개별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보다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페루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정부나 기업들이 특정분야 진출을 위해 타당성 조사나 마스터 플랜을 세워 주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있는 분야에서 사업제안서를 먼저 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아직까지 한국기업이 먼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여 어떤 사업을 페루 정부와 같이 추진하겠다고 한 적이 한번도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페루에 프로젝트들은 많은데 우리기업이 수행하는 것은 거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아직은 우리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협회에서 잘 알고 계시는 사항을 늘어 놓은 것 같습니다. 단순한 프로젝트 수주가 아니라 운영까지 책임지면서 페루에 정말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이 있으면 현지 공관을 포함 여기 진출해 있는 해건협이나 관련 공기업들과 협의해서 최대한 지원토록 하겠습니다. //끝.
<댓글>
정산 유호선
우선 쉽지 않은 환경에서 중소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위해 노력하시는 한중남미협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간 귀 협회가 IADB/IIC와 협조하에 추진한 B2B Program은 현지를 잘 모르는 국내 기업에게 좋은 기회 였으나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여 뚜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위 글에 대한 소견을 적어 봅니다.
1. 사업을 추진하고 성사시키는데 여러가지의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만 중남미 협회가 기업체에서 아래의 사항을 제일 아쉬워 한다는 점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국내 기업이 제일 배고파 하는 것은 좋은 사업에 대한 현지 정보 입니다, 그 정보가 구체화 된 Enquiry일 수도 있고 아직 성숙되지 않은 사전 정보 일 수도 있겠습니다.
- 그러한 양질의 정보를 확보하거나 정보 입수 후 Follow-up을 할 수 있는 현지 협력관의 확보입니다.
- 위에서 말씀드린 사항을 종합하면 중남미협회가 작은 종합상사의 기능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두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사항은 아무리 양질의 Enquiry라 하더라도 기업의 역량과 기호에 맞지 않으면 추진이 어렵습니다, 한국업체는 현지 운영에는 관심 없고 EPC contract만 찾는다는 말씀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중남미를 가 보니 거의 대부분 프로젝트가 Concession이나 PPP등으로 이루어 져 있는데 현지 운영사업은 투자자가 하는 사업이지 contractor가 하는 사업이 아니며 현지 사업에 관심 있는 한국 업체는 대부분이 contractor이지 투자자(운영사업자)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POSCO건설이 중남미에서 여러건의 발전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은 AES같은 미국의 발전사업 투자자로 부터 하청받는 contractor형태로 되어 있음이 이를 증명합니다.
3. 해외 진출에 역량이 있는 한국업체가 없는 것 같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내 수요가 작아 기업(제조업)을 설립할때 80% 이상의 기업이 수출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장 규모를 30% 이상 크게 짓고 있고 해외로 진출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영세하거나 하청업체는 논외로 하구요, 해외 진출의 방법과 여건이 맞지 않아 중남미가 요구하는 concession이나 PPP로 추진을 못 하고 있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기업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는 할 수 없으나 중남미 지역이 필요로하는 수준 이상의 훌륭한 기업이 상당히 많음은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4. 현지 교포를 이용하는 것은 현재 협회가 협력관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현지에 유능한 교포사업가가 있으면 현지agent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5. 우리 기업의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했다거나 안전한 길을 찾으며 옛날과 같은 투지가 없다거나 한국기업들의 안일함은 더하는 것 같다는 말씀은 어떤 점을 보시고 하시는 말씀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970년대의 무모하게 용감한 것과 비교한다면 이해도 되는 말씀이나 지금은 그때와 달리 여러 source로 정보를 검증할 수도 있고 사업성, 성사 가능성을 알아 볼 수 있는 길이 많아 조심스러워 보일 수는 있으나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사 가능성이 높은게 사실입니다.
6. 현지 공관과의 협력관계는 생각할 점이 있다고 사료됩니다, 처음부터 공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있을 수는 있으나 많은 경우는 사업 추진이 어느정도 성숙된 단계에서 현지 정부와 문제 해결등 이 닥쳤을때 공관의 도움을 받는게 방법인 것 같습니다.
7. 지역별 특성이 있으나 Project성 비즈니스는 페루대사관에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사전 정보를 입수하여 Project making을 해야된다는 말씀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방법과 페루가 추진하려는 방법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성사가 어려운 점은 기업의 소극적 대응으로만 이해하시지는 않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상기에 말씀드린 사항은 제 개인의 의견이므로 모든 분들이 동의하실 수는 없을 것이라 사료되며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의견을 주시거나, 만나서 좋은 방법을 같이 찾아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유호선 드림
010-5306-0602
* 출처: 블로그 "중남미 B2B Program"(http://blog.naver.com/lacb2b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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