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금년 1월 초 중남미비지니스라는 블로그를 개설한 후 글쓰는 목적을 우리 기업들의 대중남미진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국과 중남미관계를 발전시키는데는 민간부분들간
비지니스 협력을 강화하는 것만큼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대안이 없다고 나름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남미지역 청소년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K-POP에 대한 관심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러한 문화예술관련
사업 추진에는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관계로 정부기관이나 어느 특정기업의
지원 없이 한.중남미협회라는 비영리단체가 시도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중남미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나의 지인 한 분이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내왔기에 소개한다.
" '중남미비지니스'라는 블로그와 한.중남미협회가 우리기업들의 중남미진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지적 겸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요즈음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중남미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특히 한류바람을 타고 영화나 K-pop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고 더 이해하고자 하는 학생이 많이 늘고 있는데
협회가 이런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일 아쉬운 것은(제 의견이 아니고 이 곳 아시아를 연구하는 현지인 교수님들의 의견)
한국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줄 제도적 지원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중국이나 일본 공부 또는 연구로 빠지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기업인 진출 지원에 더하여 한 중남미 간 특히 중남미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 향상을 위한
한.중남미협회의 역할도 고민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중남미에 진출한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한중남미협회 장학금을 만드는 것도 좋고
협회가 학술가들이나 연구소와 함께 중남미에 대한 연구를 이끄는 것도 좋고
특히 한국내 중남미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사업을
KF나 여러 국내 기관들과 함께 추진하면 우리나라에서 한.중남미협회의 중요성이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판단합니다."
상기 지인의 의견에 매우 공감한다. 내 개인적으로 문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없는 탓인지는 몰라도 나는 K-pop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다. 중남미지역 청소년들도 우리 청소년들이 국악이나 한국무용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자기들 전통음악이나 고유한 춤보다는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K-pop에 더 끌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정도의 생각을 가끔 하면서도
K-pop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본격적으로 연구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2013년이던가 2014년 경 한.중남미협회가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일시 귀국 중이던 한인회장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당시 재멕시코 한인회장은,
"제발 K-pop, 한류 등을 가볍게 취급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현지에서 선물가게를 하는데, 요즘 K-pop, 한류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멕시코 젊은이들이 많아져 자연스럽게제 가게 매상고가 쑥쑥 올라가고 있습니다. 모국에서 이 분야를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발전시켜주십시오." 라는 발언을 듣고 나 나름 K-pop 등 한류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문화와 비지니스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라는 좀 엉뚱한 질문을 해보면, 문화분야는 공공부문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우나 비지니스 분야는 이를 평생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한.중남미협회같은 민간단체들도 이들 기업들과 함께라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얼마 전 협회 간담회에서 한 발표자가 중남미지역에서는 "우정 비지니스(negocid de amigos)가 가능하다"점을 강조한 것이 기억난다. 이 말이 무슨 뜻이겠는가? 비지니스도 상호간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그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우리와 중남미지역간 이해의 폭을넓히는 문화교류증진 사업추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 아래와 같은 제언을 하고 싶다.
1. 문화체육관광부나 국제교류재단(KF) 또는 중남미 시장을 크게 보고 있는 기업의 지원으로, 금년 한 해동안 한류의 대중남미 확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를 해보았으면 한다.
ㅇ중국과 일본과 비교하다보면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예산부족이라는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하지만 24시간 비행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중남미지역은 문화적 특성이나 한류에 대한 열기로 볼 때 우리 정부 당국이 중남미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해보았으면 한다. 중남미지역
근무하면서 한류확산 업무를 담당했던 외교관들과 국내 한류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해 연구를 해보았으면 한다.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2. 스페인어과를 갖고 있는 국내 대학 지역연구소들이나 오래 전부터 중남미지역 연구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KIEP 등 정부연구기관들도 이제 이러한 문화교류 증진 방안에 대해 더 고민을 해 주길 기대한다. 한국연구재단 같은 곳에서 한 3억 정도의 예산을 배정하여
중남미 현지 교수들 참여하에 2년 정도의 연구기간을 들인다면 연구 실적을 실제로 활용할만 한 획기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3. 국내 영화계에 호소하고 싶은 사항이다. 한.중남미협회 B2B Program 사업에 J&K Global이라는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도미니카공화국의 영화진흥제도(영화제작 투자비를 소득세 환급으로 보전해 주는 제도)를 활용해 도공 영화사와 합작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2년 이상 노력하고 있다. 동 사 대표에 의하면 국내 영화제작사들이 도공정부의 제도를 신뢰하지 않아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영화제작은 한국이 갖고 있는 몇 개 안되는 경쟁력 분야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국내에서 제작하는 영화들 중 성공작보다 실패작들이 더 많다고 한다. 왜 우리 영화업계가 시선을 해외로 돌리려 하지 않은가? 중남미국가들도 한국의 영화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중남미국들이 서울에 대사관을 갖고 있고 우리도 현지 대사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영화제작과 관련된 일이라면 양국 대사관들이
적극 협조해 줄 것으로 믿는다. 우리 제작사들이 중남미국가들과 합작영화를 제작하는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4. 마지막으로, 한국의 음식 프랜차이스 업계에 알리고 싶다. 중남미지역도 우리 음식 프랜차이스의 진출대상이라는 점이다.
며칠전 콜롬비아와 페루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기획사 한국인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이 분은 조만간 페루에서 개최되는
음식축제 MISTURA에 관한 별첨 자료를 보이면서 한.중남미협회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올해가 10년 째라는
동 축제의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 같지만, 페루 정부 행사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국내 유명 음식 프랜차이스 기업들이
이런 축제에 참여하면서 중남미시장 진출을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만약 그런 기업이 있다면 한.중남미협회를 접촉하기 바란다. B2B Program차원에서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한다.
ㅇ지난해 11월 말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유명식당가에서 "Cuisine Peruano-Japones"라는 간판을 보면서 일본음식과 페루음식을 조화시키는 발상에 신기해 한 적이 있다.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 청년해외취업과 관련한 자료를 보면 모로코(튀니지?)에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나갔던
여성이 그곳에서 최고의 퓨젼 식당주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 여성은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한 분인데 외국에서 새로운 맛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실천해 옮겨 지금은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고 한다.
Kang Sung Zu
010-5370-4598
* 출처: 네이버 블로그 <한중남미 B2B Program> (http://blog.naver.com/lacb2b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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