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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3D 비디오방 확산…단속 근거 '모호'

2013/10/31

국영사업의 민영화 등 경제 개혁의 바람이 부는 쿠바에 3D 비디오방이 확산하고 있다.

수도 아바나 등지에 3D 화면이 나오는 스크린과 함께 비디오게임 시설을 갖춘 비디오방들이 음성적으로 확산하면서 국영 극장을 위협하지만 마땅한 단속 근거가 없어 쿠바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을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아바나 시내에서 청소년들을 포함한 성인들에게까지 소문이 퍼진 비디오방은 '가내 극장' 수준에서부터 고급 설비를 갖춘 곳까지 다양하다.

텔레비전 1대와 DVD플레이어 1대, 3D 화면 시청을 위한 안경과 의자 몇 개를 갖춰놓고 자신의 집 거실에서 영업하는 곳도 있다.

시설이 좋은 비디오방은 10만달러를 들여 대형 스크린과 비디오게임 장비 등을 공수해온 곳도 있다.

이곳에서는 음료수와 팝콘을 제공하는 영화 관람권 1장에 4달러를 받는다.

일하는 8명의 직원은 수입을 고루 나눈다.

3년만 영업하면 투자비를 다 건질 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예상한다.

시설이 낡은 국영 극장들이 고전 영화만 상영하는 데 비해 최근에 생긴 비디오방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 트렉', '아이스 에이지' 등을 보여준다.

낮에는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밤에는 공포영화를 내보내고 있다.

국영기업에 근무하는 한 쿠바인은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친척이 사준 55인치 3D 텔레비전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비디오게임 콘솔을 이용해 가족을 먹여 살린다.

그는 아이들에게 시간당 1∼2달러를 받고 비디오게임을 하게 해주거나 영화를 보여준다.

회사에서 받는 한 달 월급 45달러보다 수익은 더 짭짤하다.

비디오방 운영은 대체로 식당이나 스낵바 영업 허가증을 가진 업자들이 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2010년 이후 200개에 가까운 업종을 민간 자영업자에 개방했으나 비디오방은 딱히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이 운영할 수 없도록 금지한 업종도 아니다.

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3D비디오방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영기업을 보호해야 할 쿠바 정부의 당국자들이 다소 난처한 처지라고 쿠바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쿠바 정부 일각에서는 관련 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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