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콜롬비아와 단교(종합) 

2010.07.23 05:14
  
콜롬비아와 단교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AP=연합뉴스) 

콜롬비아 반군 비호 증거 제시에 '발끈'
콜롬비아 대사관 폐쇄ㆍ외교관 철수 명령

콜롬비아로부터 반군 게릴라를 비호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베네수엘라가 22일 콜롬비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담화에서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콜롬비아 측의 주장을 부인하며,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려 이런 주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차베스는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가 이 일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앞날은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대 경계태세 속에 콜롬비아 국경을 따라 군병력을 배치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내 콜롬비아 외교관들에게 72시간 내 떠날 것을 명령하고, 수도 보고타의 콜롬비아 대사관을 즉시 폐쇄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콜롬비아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특별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산 맥주를 마시는 반군 지도자 사진을 비롯해 베네수엘라에서 1천500명의 반군 게릴라가 암약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회원국 앞에 제시했다.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AFP=연합뉴스) 

루이스 알폰소 오요스 OAS 콜롬비아 대사는 회의에서 차베스를 '독재자'로 부르며 OAS가 베네수엘라 내 콜롬비아 반군세력의 실체를 조사할 위원회를 보내야 한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반군들을 숨겨주지 말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 차데르톤 OAS 베네수엘라 대사는 반군 캠프를 방문하겠다는 오요스의 요구에 대꾸하지 않은 채, 콜롬비아가 제시한 사진이 베네수엘라 내 반군 실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베네수엘라는 반군을 숨겨주고 있다는 콜롬비아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자 지난 16일 콜롬비아 내 자국 대사를 전격 소환한 바 있으며, 콜롬비아도 21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자국 대사를 불러들여 맞불을 놨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것은 적절치 않은 방식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