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고립' 온두라스에 햇살 드나
2010.08.01 11:03
쿠데타 1년만에 멕시코.칠레 새 정부 인정
쫓겨난 미주기구 복귀 '청신호'
지난해 쿠데타 후 온두라스와 사실상 외교적 결별을 선언했던 중남미 국가들이 잇따라 입장을 선회하면서 온두라스를 둘러싼 각국의 외교 지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중미지역 국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온두라스의 포르피리오 로보 정부를 반기는 분위기다.
쿠데타를 비판했던 미국이 로보 정부에 대한 지지를 보내면서 니카라과를 제외한 친미 성향의 중미 국가 정부 대다수가 온두라스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다소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던 멕시코도 31일 로보 정부를 공식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뺀 나머지 남미 국가들도 중미 국가들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며 로보 정부를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칠레는 가장 먼저 온두라스에 자국 대사를 다시 보내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대체로 미국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반미 선봉'에 선 베네수엘라는 로보 정부를 강한 톤으로 비난하고 있고 브라질도 쫓겨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며 로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브라질은 축출된 셀라야 전 대통령이 몰래 온두라스에 귀국을 시도했을 당시 수도 테구시갈파 자국 대사관을 은신처로 제공한 바 있다.
여전히 찬반이 엇갈리고 있긴 하지만 한해동안 외교적 고립을 면치 못했던 온두라스에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로보 정부가 쿠데타 이후 쫓겨났던 미주기구(OAS)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멕시코와 칠레 등 중남미 주요국들의 지지는 큰 응원군이나 다름없다.
중미 8개국 모임인 중미통합체제(SICA)도 20일 정상회의에서 온두라스의 SICA 회원국 복귀를 허용하며 로보 정부가 외교적 고립을 탈피할 발판을 마련해줬다.
무엇보다 미국이 로보 정부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미주기구 회원국들에 입장변화를 주문하고 있어 온두라스의 미주기구 복귀 전망은 밝아 보인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