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중남미서 IT한국 재확인"
2010.10.06 15:21
"글로벌 리더십 확보 노력해야"
"IT 강국인 한국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중남미 시장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5일(현재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시내 까미노 레알 호텔에서 중남미 순방 결산 기자간담회을 갖고 "애초 한국을 떠날 때 목표했던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와 차기 ITU 전권회의 유치 등 목적이 모두 이뤄져서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ITU를 유치하는 2014년에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나라 방송통신 서비스가 중남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과 일문일답.
-- 이번 중남미 순방의 의의는.
▲ 이번 순방에서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우리 IT 수출의 마지막 장벽인 안데스 산맥을 넘기 위해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고 둘째는 ITU 전권회의를 유치해 국제무대에서 기술력뿐 아니라 외교면에서도 명실상부한 IT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이는 일이었다. 두가지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목표 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 에콰도르와 우루과이에서는 자기 나라를 남미시장의 전진 기지로 삼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특히 에콰도르는 국영 통신기업에 지분을 출자할 것을 요청했고, 한국 통신 기업의 진출을 위해 주파수 할당에도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2014년 전권회의 유치 역시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중남미 순방에서 느낀 점은.
▲ 가장 큰 수확은 IT강국인 한국을 재확인한 것이다.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남미 시장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우리 방송통신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중남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다.
-- 어떤 면에서 중남미 시장 진출이 적기인가.
▲ 국내 기업들은 이미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와 품질, 가격 면에서 모두 세계적 수준이다. 남미는 거대한 부존자원과 넓은 국토 등에서 시장 잠재력이 크지만, 자국의 소비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IT인프라도 생각보다 약하다.
특히 이들 나라 대통령을 만나보고 우리의 ICT 기술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동행한 KT, SKT, 삼성전자 등이 직접투자를 제안받았다. 우리 기업들도 남미를 새롭게 봐야 한다.
-- ITU 전권회의 유치의 의미와 느끼는 점은.
▲ 일본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1994년 전권회의를 유치했다. 우리나라는 20년 뒤에서야 유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늦은 것은 우리가 기술개발과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이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11월 G20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데 이를 계기로 더욱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신경을 써야할 때다.
-- IT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은 무엇인가.
▲ 전략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 제품 몇 개 더 팔겠다는 식의 장사꾼 리더십은 한계가 있다. 60년전 잿더미의 최후진국에서 IT를 기반으로 한 선진국으로 도약한 만큼, 우리의 성장 모델을 나눠주는 `나눔의 리더십'이 돼야 한다.
-- 방송 분야의 성과는.
에콰도르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가 시청률이 40∼50%에 이를 정도로 한류 열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미에서 한국은 자신들과 상관없는 먼나라였다. 한류 드라마 한편이 남미에서 성공하면 수십개의 우리 기업들이 남미에 연착륙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진출을 위해 드라마 등 한류 상품을 전략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과 가진 양자회담 결과는.
▲ 율리 케나촙스키 FCC 의장이 미국의 방송 채널 간 간섭을 막기 위해 남겨둔 주파수 공백인 `화이트 스페이스'를 개방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한국의 브로드밴드 정책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내년에 케나촙스키 의장을 한국에 초청, 모바일 브로드밴드(무선 초고속 인터넷) 정책에 양국이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과달라하라=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