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왕국 아르헨티나의 위기
2010.10.07 09:10
소고기 생산 및 수출 대국인 아르헨티나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소고기 생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세계 주요 소고기 생산 및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웃나라 우루과이, 칠레 등이 새로운 소고기 대국으로 등장하며 그동안 유지해온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아르헨티나가 최근 소고기 수출국으로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에 대해 자국내 소고기 가격을 통제하기 위한 수출 규제, 2008~2009년 사이에 불어닥친 극심한 가뭄, 목장을 더 이익이 많이 남는 콩 재배지로 탈바꿈하는 트랜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소고기 생산업체들은 중국의 인구 증가와 중산층 확대, 글로벌 시장의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량이 줄어들고 글로벌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소고기 수요 촉진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 ABPI는 "아르헨티나는 기회를 잃고 있다"며 "육류 소비 시장은 확대되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빨리 그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축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미육우협회(NMA-National Meat Association)의 배리 카펜터 사장도 "소고기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증가하고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수출 규모는 2005년 77만1427톤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당시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2만톤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2005년 목축업 관련기업 주가는 12% 올랐고 생산량은 24%, 수출량은 두 배로 늘었다. 반면 올해에는 수출 및 생산이 2000년도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사육되고 있는 소 수도 4890만마리로 2001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웃 국가 우루과이의 소고기 수출 규모가 올해 아르헨티나를 뛰어 넘을 전망이다.
소고기 생산 급감은 자국민의 식탁도 위협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전통적으로 전체 생산량의 15% 가량만 수출하고 나머지는 자국내에서 소비한다.
고기를 먹지 않으면 식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소고기가 빠진 식탁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
극심한 가뭄으로 2009년에는 2008년 보다 10% 더 많은 소들이 도축됐으며 이것은 공급 부족으로 연결, 아르헨티나 자국내 소고기 가격이 지난 1년 사이에 70% 가량 오르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