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브라질 고속철사업 한국에 유리
철도운영•차량•시스템 턴키로 발주…연말 우선협상자 선정
2010.10.27 04:00:26
`브라질 골드라인을 잡아라.`
총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컨소시엄 측이 취약 분야인 금융 조달 계획 짜기에 나서는 등 수주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속철 사업에 대한 입찰 요건과 사업 내용 등이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 만큼 입찰제안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26일 브라질고속철도한국사업단에 따르면 한국 컨소시엄 측은 브라질 현지의 금융ㆍ건설 업체와 접촉하며 막바지 자금 계획을 짜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음달 29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철도 운영, 차량, 시스템 등이 턴키 방식으로 발주돼 한국이 유리한 편"이라며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브라질 고속철은 연방정부(육상교통청) 주관으로 2016년까지 브라질 올림픽 이전 개통을 목표로 약 520㎞ 구간에 최고 시속 300㎞ 이상의 철도를 건설하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루~캄피나스를 연결하는 구간이 확정됐다. 고속철 구간에는 리우 지역에 3개, 상파울루와 캄피나스 지역에 6개 등 모두 9개 역사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컨소시엄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을 비롯해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등 15개 회사가 포함돼 있다.
브라질 언론 등 현지에선 한국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06년 난항을 겪던 브라질 고속철 사업을 현재의 안(案)으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기 때문이다. 브라질고속철도한국사업단도 지난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분리된 조직이다.
지난 4년 동안 한국 측 노력으로 각종 입찰 조건과 차량 방식, 사업 내용이 한국 컨소시엄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특히 차량 방식의 경우 동력 분산식인 3세대 차량 시스템만을 요구했으나 최근 2세대로 확장됐다. 이를 통해 한국의 KTX Ⅱ가 선정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았다.
특히 한국이 그간 고속철 운영 노하우는 물론 시행착오 기록까지 모두 넘기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브라질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