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국제 거버넌스 체계 개선해야 할 때"
2010.10.29 07:41
"서울회의 위기대응책 폭넓게 조율할 기회"
"한반도 문제, 대화와 협상 통해 해결해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8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 "지금은 국제 거버넌스 체계를 개선해야 할 때"라며 국제 경제질서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와 서면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서울 정상회의를 건설적으로 활용해 세계 금융.경제 분야에서 다변적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새롭고 더 균형잡힌 국제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한국의 역할에 대해 신뢰감을 보이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가 "은행 규제 원칙의 일치와 환율문제 등 경제위기 대응 정책을 폭넓게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으로서 환율에 대한 것까지 포함해 보호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브라질 양국은 세계경제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스템과 관련된 논의에서 G8(선진 7개국+러시아)보다 더 확대되고 균형잡힌 기구인 G20을 공고히 하는 데 참여해 왔다"고 언급하면서 이런 노력의 결과로 각종 국제금융기구에서 신흥국들의 입장이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다자적이며 균형적이고 헤게모니로부터 자유롭고 민주적인 새로운 국제질서의 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전후 상황에서 탄생한 정치, 경제분야 국제기구들은 21세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개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룰라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만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의사를 배제하지 않으면서 주도적인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 2001년 3월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미주 지역에서는 쿠바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 말 평양에 대사관을 공식 개설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보완적인 경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바이오 유전학, 핵, 우주공학, 정보통신 등과 같은 전략적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전기전자, 건설, 정보통신, 교통 등 한국 기업이 이미 진출해 있는 사업 외에도 철도, 조선, 광업, 에너지 및 재생 에너지, 바이오 테크놀러지, 농업기술, 원자력, 우주항공 등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리우 데 자네리우와 상파울루를 잇는 고속철 건설과 대서양 심해유전 개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및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을 위한 인프라 확충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에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룰라 대통령은 "월드컵과 하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기업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라질 국민을 대표해 브라질의 미래건설에 동참하려고 바다를 건너온 근면하고 창의적인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브라질과 한국은 앞으로도 발전의 길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