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남편 사망후 아르헨 정국 불투명
2010.11.01 00:40
야권.언론.재계 공세 예상..외무 "女대통령, 재선 나설 것"
아르헨티나 정국이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사망 이후 당분간 극도의 불투명한 상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르헨티나 정국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온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의회와 언론, 재계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특히 남편이자 현역 연방하원의원, 집권당 대표로서 가장 든든한 정치적 후원자였던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을 잃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모든 도전에 홀로 맞서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고수해온 강경일변도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내년 10월 말 대선에 나설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해 출마할 것이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정부와 집권당 내에서도 아직 이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고 있으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집권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사망으로 생긴 집권당 내의 권력 공백을 무난히 채우고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할 경우 재집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각각 30%의 지지율을 기록해 훌리오 코보스 부통령, 마우리시오 마크리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장, 라울 알폰신 전 대통령(1983~1989년 집권)의 아들 리카르도 알폰신 연방하원의원, 에두아르도 두알데 전 대통령(2002~2003년 집권) 등 모든 잠재적 경쟁자들에 앞섰다.
여기에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동정표가 몰리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할 수도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남부 산타크루스 주 리오 가예고스에서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마치고 1일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통령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산타크루스 주 엘 칼라파테 시에 머물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발작 증세를 보여 병원에 긴급입원했으나 사망했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경동맥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으며,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함께 엘 칼라파테 시에서 요양을 겸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