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公 사장 "남미 '리튬 트라이앵글' 석권"
2010.11.15 15:00
"2차전지 업체 안정적 원료 확보"
"이번 칠레 리튬 광구 진출을 통해 볼리비아, 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남미 3국의 '리튬 트라이앵글'에 우리나라가 모두 진출하게 됐습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역인 칠레 북부 아타카마 염호의 리튬 광구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칠레를 찾은 김신종 한국자원광물공사 사장은 14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주원료인 리튬을 전량 수입했던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칠레 리튬 프로젝트는 광물공사가 남미에서 펼치는 리튬 개발사업의 세 번째 가시적 성과이면서 단계적으로는 실제 리튬 생산에 가장 근접한 성과물이다.
광물공사는 지난 6월 GS칼텍스, LG상사와 함께 아르헨티나 살데비다 리튬 탐사사업 합작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방한한 가운데 볼리비아광물공사와 리튬 개발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간의 성과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김 사장은 이번 칠레 방문에 앞서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도 함께 거쳤다.
볼리비아에서는 한ㆍ볼리비아 리튬 산업화 공동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를 주재하며 국내 리튬추출 기술과 2차전지 산업 현황 등을 소개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광업부 차관을 만나고 살데비다 광구 현장을 둘러봤다.
김 사장은 "탐사 단계인 아르헨티나의 경우 현지 정부가 나서서 투자를 환영하는 상황이고 칠레에서도 에라수리스 그룹이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 실제로 매듭 지어졌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칠레에서는 초기 연 2만t, 증설 후에는 연 4만t의 탄산리튬이 생산될 전망이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연 6천t가량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4만6천t이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1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주원료로 2000년 이후 연평균 6% 이상,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연 20% 이상 고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자원이지만 김 사장이 취임한 2년 전만 해도 리튬에 대한 공사 안팎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와 환경부에서 오랜 공직 생활을 하며 자원과 에너지, 환경분야를 두루 거쳤던 김 사장은 공직 은퇴 후 바로 광물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원료인 리튬의 산업성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세계 리튬 매장량의 77%를 차지하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남미 3국에 관심을 갖고 2년 3개월 동안 볼리비아에만 일곱 번 방문하면서 공을 들인 결과 남미에서 연이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됐다.
김 사장은 "볼리비아에서는 일본, 프랑스 등 다른 나라보다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단기간에 확보한 기술력과 특사 외교 등에 힘입어 유리한 위치를 먼저 점하게 됐다"며 "든든한 수요업체가 있는 데다 인지도 있는 대기업들이 참여한다는 점도 한국 컨소시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부존자원이 있는 볼리비아의 경우 각국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상황이지만 휘둘리지 않고 긴 호흡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파가스타<칠레>=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