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루 FTA 주요 내용과 기대효과
2010.11.15 16:05
한국이 15일 페루와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함으로써 한국은 지금까지 8번째 FTA를 체결하게 됐다. FTA 체결국만도 45개국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체결한 FTA 가운데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ASEAN) 등 5개 FTA는 이미 발효중이며 미국, 유럽연합(EU) FTA는 발효를 위한 비준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페루 FTA는 정식 서명과 양국 국회 비준 등을 거쳐 내년초 정식 서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자유무역의 선봉'으로서 위치를 굳히고 있다.
페루와의 FTA는 한국이 칠레에 이어 남미국가로서는 두번째 체결한 FTA로, 교역규모는 많지 않지만 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FTA는 중남미 자원시장 공략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경제부는 한-페루 FTA 가서명에 대해 "우리나라가 타결한 FTA 중 최초로 에너지ㆍ자원 협력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총평했다.
페루는 은(1위), 아연(2위), 구리(3위), 주석(3위) 등 주요 광물 자원이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이내이며, 석유와 가스 매장량도 각각 38, 42위에 올라있다.
한국이 페루에서 수입하는 전체 품목 가운데 2007∼2008년 평균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연(4억650만달러, 41.8%), 구리(3억780만달러, 31.7%), 기타 금속광물(1억2천430만달러, 12.8%) 순이다.
또 작년말 현재 페루 유전광구의 경우 석유공사, SK에너지, 대우인터내셔널, 케드콤, 골든오일 등 5개 기업이 9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일 정도로 이미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이 활발한 편이다.
이번 FTA를 계기로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은 페루시장에 더 많이 진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날개를 달게 됐다.
커피, 오징어 등 페루로부터 수입해오는 주요 농수산물에 대한 관세가 없어짐으로써 한국 소비자들은 싼값으로 이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페루가 일본과 FTA 협상을 타결한 다음날 한국은 페루와의 FTA에 가서명하며 한발 앞서 나감으로써 경쟁관계인 일본보다 앞서 페루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요 내용을 보면 상품시장은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고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페루는 한국 주력 수출품목인 승용차(현행 관세 9%)와 관련해 3천㏄이상 대형차는 협정 발효 뒤 즉시 관세를 철폐하고, 1천500㏄∼3천㏄ 중형차는 5년 내, 기타 승용차는 10년 내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폐지키로 했다.
아울러 컬러TV(9%)도 협정 발효와 함께 관세가 사라지며. 세탁기(17%)와 냉장고(17%)는 각각 4년, 10년 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농수산물과 관련, 한국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인삼류, 명태 등 107개 품목을 협정대상에 제외했으며 기타 202개 민감 농.수산물도 10년을 초과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수산물 수출이 많은 페루의 관심품목인 오징어(10∼22%)의 경우 수입액이 큰 냉동ㆍ조미ㆍ자숙은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내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단 페루에서 수입되는 커피(2%)는 협정 발효와 함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지적재산권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렸다. 다만 한국은 협정 발효 뒤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양국은 또 정부조달과 민자사업시장을 개방하고 입찰ㆍ낙찰시 과거실적 요구금지조항을 포함키로 했다. 다만 학교급식 조달은 예외로 둬 우리 농산물을 학교급식용 식자재로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
이밖에 에너지ㆍ광물자원 분야 협력 및 투명성 강화 조항을 포함한 것이 이번 한ㆍ페루 FTA의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