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신비' 강진 고려청자 南美 나들이
2010.12.04 14:35
파라과이 이어 아르헨 중남미한국문화원서 3~14일 전시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 '강진 고려청자'가 지구 반대편 남미에서도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남미 순회전에 나선 강진 고려청자는 지난 달 2~5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한 차례 선을 보인 데 이어 3일(현지시간)에는 남미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소재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개막식을 갖고 '천년의 신비'를 화려하게 드러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전시회는 올해 아르헨티나 독립 200주년을 맞아 강진군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중남미한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해 마련한 것으로,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병권 아르헨티나 주재 대사와 이종률 중남미한국문화원장, 김은식 강진군의회 의장, 안금식 강진청자박물관장, 한인동포 단체 대표들, 아르헨티나 문화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현재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2010년 미스 아르헨티나 제시카 디 빈첸소도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사는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강진 고려청자의 정밀한 아름다움에 새삼 놀랐으며, 아르헨티나인들도 감탄사를 연발한다"면서 "이번 순회전이 우리나라와 남미 국가들 간의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단에 오른 김 의장은 강진 고려청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예비목록에 등재돼 있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순회전이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사회에 한국 도자 예술의 결정체인 강진 고려청자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강진 고려청자의 제작 과정과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DVD 상영, 국내 유일의 관요(官窯)인 강진청자박물관 및 개인요 작가들의 국보급 청자 재현품과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을 접목한 50여점의 작품 전시, 강진군의 고려청자 작가인 이가희씨의 상감기법(도자기 바탕에 무늬를 새기고 백토나 적토를 채워넣는 작업) 시연회 등이 마련됐다.
또 13세기경 강진에서 제작돼 국보급 고려청자로 평가받고 있는 '청자상감유로수금문병'과 '청자양각연판문대접' 등 2점이 전시돼 아르헨티나 도예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애국가가 새겨진 청자 작품은 한인동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강진군은 9~14세기 사이 고려청자의 발생기부터 쇠퇴기까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청자의 산실이다. 강진 고려청자는 조선시대 500년간 단절됐으나 강진군이 지난 1977년부터 시작한 재현 작업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강진군은 강진 고려청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파리 유네스코 본부(2006년), 일본(2007년), 미국(2008년), 유럽 8개국(2009년)에 이어 올해 남미 2개국에서 잇따라 순회전을 갖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올해 서울과 부산, 울산, 제주 등 6개 도시에서 특별전을 열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