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알림
정보/알림
중남미소식
공지사항
중남미소식
중남미포럼
주한중남미공관소식
공공 및 기업 오퍼
회원게시판
신간안내
K-Amigo (계간지)
구인/구직
중남미소식
오바마 중남미 순방에 엇갈리는 평가(3.24)
관리자 | 2011-03-29 |    조회수 : 1411
오바마 중남미 순방에 엇갈리는 평가

2011.03.24 01:11
  
(AP) 마주 보는 미국과 엘살바도르 정상
마주 보는 미국과 엘살바도르 정상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합동기자회견 도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푸네스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마주 보고 있다. 

"역사적 방문" 환영.."말의 성찬에 불과" 혹평도 
"차이나 파워 제어 어려울 것"..남미 독자 목소리 강화 예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결과를 놓고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브라질, 칠레, 엘살바도르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이후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국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남미 3개국의 정치권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9일 브라질리아 정상회담 후 미국과 브라질에서 흑인과 여성이 대통령에 선출된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브라질-미국의 역사적인 관계를 더욱 명예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첫 남미 방문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칠레를 택한 데 대해 고무된 표정이다. 알프레도 모레노 외교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중남미 간의 새로운 협력 관계 구축을 촉구한 연설을 산티아고에서 한 사실을 들어 "칠레의 승리"라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 가운데 브라질, 칠레, 엘살바도르 등 3개국을 방문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브라질은 2000년대 들어 수백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사회적 불평등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며, 경제는 지속성장 궤도에 접어들었다. 중국, 인도와 함께 거대 신흥국가로서 국제적인 위상도 높여가고 있다.

칠레는 군사독재정권 종식 이후 20년간 민주화를 이루었고, 남미의 모범 경제국이라는 평가답게 2020년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엘살바도르는 수십 년간의 내전을 끝낸 이른바 '차풀테펙 평화협정'이 내년으로 체결 20주년을 맞으면서 중미 국가 가운데서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새로운 미국-중남미 협력 시대를 위해 적절한 파트너를 선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이 구체적인 내용을 결여한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제기되고 있다.

칠레 일간지 라 테르세라(La Tercera)는 22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과 중남미 간의 새로운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제시했지만, 실행 계획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미국-중남미 간의 평등한 동맹관계도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칠레 라디오 방송 코오페라티바(Cooperativa)의 해설위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내세우면서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좌파정권들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도 "오바마 대통령이 브라질과의 관계를 새로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실속이 없었다"면서 "상징적인 방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노력에 대해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브라질의 열망을 인정한다"는 피상적인 발언에 그쳤고, 브라질의 수입 관세 장벽 완화 요구에 대해서도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국 수출입은행을 통해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개발과 2014년 월드컵 축구대회 및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인프라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약속했으나 이는 모두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브라질 역사와 미국-브라질 관계 전문가인 미국 뉴햄프셔 대학의 프랭크 매캔 명예교수는 "미국은 브라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브라질을 중남미의 일부분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면서 "오바마의 방문은 단지 '여행'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 브라질 연구소의 파울로 소테로 소장도 "브라질은 떠오르는 국가가 아니라 이미 떠오른 국가"라면서 "미국과 브라질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으로 미국-브라질, 미국-중남미 관계가 단숨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남미에서 나타나는 '차이나 파워' 확산을 제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미국과 남미의 관계는 과거처럼 미국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때와 다르다.

남미대륙 12개국은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을 형성하고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마저 배제한 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미주대륙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를 대체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

중남미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부 때부터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 정부 2년 동안에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1일 산티아고 연설을 통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정치적으로 민주주의가 공고해진 중남미는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미국-중남미 관계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여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목록
삭제
수정